외래객 '서울 쏠림' 깰 지방공항 관광권…핵심은 뻔한 여행 아닌 '특화 콘텐츠'

  • 문체부, 김해·대구·청주·양양·무안 거점 5대 관광권 확정

  • 내년 935억원 투입…'특화 관광 콘텐츠 육성'에 최다 187억원 배정

  • 권역별 킬러 콘텐츠로 2029년 지방 공항 입국객 500만명 목표

사진은 이날 서울 명동거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이날 서울 명동거리를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 모습. [사진=연합뉴스]
 
외국인 관광객 대다수가 서울에 머무는 '서울 쏠림' 현상을 타파하기 위해 정부가 지방공항을 거점으로 한 5대 관광권을 조성한다. 단순한 행정구역 묶기나 인프라 확충을 넘어 뻔한 명소 답습이 아닌 그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는 '특화 관광 콘텐츠' 육성에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해 외국인들의 발길을 획기적으로 돌린다는 구상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김해·대구·청주·양양·무안 등 5개 지방국제공항을 관문으로 한 '지방공항 중심 5대 관광권'을 확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를 위해 내년 총 935억원(국비 659억원·지방비 276억원)을 투입하며 4개 육성 분야 중 차별화된 매력을 키우는 '특화 관광 콘텐츠 발굴·육성'에 가장 많은 187억원을 배정했다. 이외에 해외 마케팅(180억원), 교통망·결제 편의 개선(149억원), 공항·항만 연계 유치(143억원) 등에 예산이 쓰인다.

방한 관광시장은 올해 1~7월 1280만 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고 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 대다수가 서울 등 수도권에만 머무는 현상은 늘 고질적인 과제로 지적돼 왔다. 가장 큰 걸림돌은 지역으로의 긴 이동 시간이다. 인천공항이나 김포공항으로 입국한 뒤 주요 지방 관광지까지 이동하려면 4~5시간이나 소요된다. 물리적인 거리와 시간의 장벽 탓에 방한객의 지방 분산이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문체부가 '지방공항'을 지역 관광 활성화의 새 돌파구로 삼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수도권 공항을 거치지 않고 지방으로 바로 입국하는 구조를 만들면 이동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이미 지방공항을 통한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자연스럽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지난달 27일 연 '제2회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방한 외국인 관광객 가운데 청주·대구·김해 등 지방공항 이용 비중은 20.7%를 기록했다. 방한객 5명 중 1명은 지방공항을 통해 입국한 것이다. 특히 지방공항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두드러진 청주공항의 경우 상반기 입국객이 전년 동기 대비 109.1%가 늘었다.

이러한 긍정적 흐름을 폭발적인 수요로 바꾸기 위한 가장 중요한 성공 열쇠는 '차별화된 지역 특화 관광 콘텐츠'에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비행기를 타고 지방공항으로 입국하고 서울에서 KTX를 타고 지역으로 내려갈 만한 강력한 이유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뻔한 명소 답습이나 백화점식 나열 형태의 관광 상품으로는 눈높이가 높아진 글로벌 여행객을 만족시킬 수 없는 시대다.

김한규 한국방문의해추진준비단 팀장 역시 세미나에서 지방관광 활성화 해법으로 지역별 '킬러 콘텐츠'를 제시했다. 모든 관광 콘텐츠를 한꺼번에 알리기보다 경쟁력 있는 콘텐츠를 집중적으로 홍보해 성공 사례를 먼저 만들고 이를 다른 지역으로 넓혀야 한다는 설명이다.
 
23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여전한 폭염과 열대야를 피해 나온 시민과 관광객들이 해변에 놓인 의자에 앉아 저녁 바닷바람을 쐬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여전한 폭염과 열대야를 피해 나온 시민과 관광객들이 해변에 놓인 의자에 앉아 저녁 바닷바람을 쐬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체부 또한 차별화된 지역관광 콘텐츠의 중요성에 깊이 공감하며 방한객의 여행이 시작되는 '관문도시(공항)'와 특화 관광자원을 보유한 주변 '연계도시'를 잇는 권역별 킬러 콘텐츠 육성에 집중한다. K-팝 콘서트 개최 등 한류관광 활성화를 비롯해 각 지역 특색에 맞는 체류형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운다.

우선 'K-문화유산'과 '도심 해양'이 어우러진 동남권이 눈에 띈다. 김해공항 관광권은 부산의 K-컬처와 도심 해양·레저 콘텐츠를 중심으로 울산의 산업관광·마이스(MICE), 거제·통영의 남해안 절경과 웰니스, 경주의 역사 자원을 연계한다. 대구공항 관광권은 대구의 의료·근대역사관광과 안동의 유교문화관광, 경주의 신라 역사관광이 시너지를 낸다. 특히 물리적 인접성이 높은 김해와 대구는 '경주'를 연결고리로 삼아 하나의 연속된 여행 동선으로 통합 육성된다.

청주공항 관광권은 백제 역사와 전통문화가 핵심 무기다. 청주의 문화·예술·쇼핑 인프라에 공주·부여·익산의 유네스코 백제역사유적지구, 전주의 전통문화 자원을 묶어 내륙을 대표하는 거대한 역사·문화관광권으로 키운다. 사통발달 교통망을 갖춘 만큼 입출국 동선을 서남권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도 돋보인다.

양양공항 관광권은 산·바다·문화·스포츠를 아우르는 '복합 스포츠 관광'에 초점을 맞춘다. 'K-등산' 대표주자인 양양 설악산국립공원과 동해안 서핑, 강릉의 동계올림픽 유산과 K-콘텐츠 촬영지, 속초의 해양 관광자원을 촘촘하게 엮어 성장 가능성을 높였다.

무안공항 관광권은 하늘과 바다(크루즈), 내륙 교통(KTX)을 잇는 삼각 벨트를 기반으로 한다. '남도 미식 문화'를 공통 자원 삼아 무안·목포의 서해안 관광, 광주의 문화·예술, 여수의 섬·레저 자원을 하나로 묶어 서남권을 대표하는 체류형 관광권으로 도약할 채비를 마쳤다.

문체부는 교통·쇼핑 수용 태세 개선과 매력적인 콘텐츠 발굴을 통해 2029년 방한객 3000만명, 지방공항 입국객 500만명 시대를 연다는 목표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수도권 중심 입국 구조로는 방한객 4000만명 시대를 열기 역부족"이라며 "지방공항을 중심으로 한 방한 관광 '골든 루트'를 구축해 수용 태세 개선과 관광 매력 발굴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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