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적으로 운영하기로 한 세금 감면이 반복 연장되면서 사실상 상시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일몰이 도래한 조세지출 가운데 6차례 이상 연장된 항목의 감면액은 13조원을 넘었다. 신용카드 소득공제 등 일부 대규모 감면은 연장 횟수가 10차례에 달했다.
8일 국회예산정책처의 '조세지출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일몰이 도래한 조세지출 71건 가운데 폐지된 항목은 7건에 그쳤다. 나머지 64건은 적용기한이 다시 연장됐다. 종료 시점을 맞은 세금 감면 10건 중 9건이 살아남은 셈이다.
조세지출은 비과세·소득공제·세액공제 등을 통해 세금을 덜 걷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재정지원이다. 일몰제는 개별 감면에 적용기한을 두고 기한이 끝날 때 필요성과 효과를 평가해 연장하거나 폐지하도록 하는 장치다. 하지만 기한이 도래할 때마다 연장이 반복되면서 제도를 정비하는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반복 연장된 항목에 감면액이 집중됐다. 지난해 일몰 도래 항목 중 6회 이상 연장된 것은 26건으로 전체의 36.6%였다. 이들 항목의 지난해 감면액은 잠정치 기준 13조4000억원으로 전체 일몰 도래 항목 감면액의 71.2%를 차지했다.
9회 이상 연장된 항목은 7건으로 전체의 9.9%에 불과했지만 감면액은 6조4000억원에 달했다. 전체 일몰 도래 항목 감면액의 33.9%가 소수의 장기 존속 제도에 몰려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는 신용카드 사용금액에 대한 소득공제다. 지난해 감면액이 4조4000억원인 이 제도는 일몰이 10차례 연장됐다. 감면액 1조8000억원 규모의 재활용폐자원 등에 대한 부가가치세 매입세액공제 특례도 10차례 연장됐다.
예정처는 일몰 연장이 반복되면 당초 정책목표의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수혜계층의 기득권이 형성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제도 폐지에 따른 저항을 고려해 감면을 계속 유지하는 선택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과평가 결과가 실제 제도 정비로 충분히 연결되지 않는 점도 문제로 꼽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2025년 수행된 의무심층평가 132건 가운데 폐지 또는 장기적인 축소·폐지가 건의된 항목은 26건이었다. 이 가운데 실제 폐지된 항목은 6건에 그쳤다.
지난해 의무심층평가 결과의 세법개정안 반영에서도 차이가 나타났다. 단순·확대 연장이 권고된 8건은 모두 반영됐지만 축소연장이나 장기적인 축소·폐지가 권고된 6건은 4건만 반영됐다. 제도 재설계를 권고한 5건 가운데 반영된 항목은 2건이었다.
조세지출 규모는 계속 커지고 있다. '2026년도 조세지출예산서'에 따르면 올해 조세지출은 278개 항목, 80조5000억원으로 전망된다.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99년 10조5000억원의 약 7.7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중도 같은 기간 1.4%에서 2.8%로 두 배가 됐다.
예정처는 조세지출 증가 자체보다 관리제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는지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몰제와 심층평가 등 제도를 갖추고 있지만 평가 결과가 실제 축소·폐지나 제도 개선으로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부족하다는 진단이다.
이에 심층평가 결과를 등급화하고 등급별 후속 조치를 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평가 결과를 반영하지 않을 때는 그 사유와 대체 조치를 국회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해 평가와 정비 사이의 공백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