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넘게 공예 분야를 지원해온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공진원)이 정부의 공공기관 통폐합으로 둘로 쪼개진다. 공진원 노동조합은 "실질적인 사전 협의 없이 조직 분할안이 발표됐다"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공예계 전문가들과도 연대해 공론화에도 나설 방침이다.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조합 공진원지회는 입장문을 내고 "일방적인 분할·통합에 반대하며 해당 방안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요구한다”고 8일 밝혔다.
정부의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에 따르면 공진원 내 공예본부·디자인본부·문화역284팀은 예술경영지원센터, 국립박물관문화재단 등과 합쳐 '한국문화예술산업진흥원(가칭)'으로 재편된다. 전통문화본부·한복센터는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등과 ‘한국문화진흥원(가칭)’으로 통합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개편 대상 가운데 둘로 쪼개져 서로 다른 통합기관에 편입되는 곳은 공진원이 유일하다. 노조는 “이처럼 중대한 개편안이 발표되기까지 당사자인 노동자와 노동조합에는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으며 실질적인 사전협의 역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정부가 조직 분할에 대한 충분한 근거를 내놓지 않은 점에 대한 반발이 크다. 노조는 “공예·디자인과 전통문화·한복은 그동안 하나의 기관 안에서 사업과 정책, 유통과 산업, 전시와 홍보 등 다양한 영역을 상호 연계하며 발전해왔다”며 “정부가 말하는 ‘유사·중복 기능의 일원화’라는 원칙만으로는 공진원을 두 개 기관으로 나누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없다”고 했다.
조직을 둘로 나누는 큰 틀만 나왔을 뿐 세부 방안도 제시되지 않았다. 전략기획·경영 등 공통지원 기능을 어느 기관에 둘지, 직원들을 어떻게 배치할지 등 정부 발표안에는 담기지 않았다. "정상적인 공공기관 개편 절차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노조는 공진원 분할의 정책적 근거와 판단 기준, 관련 검토자료와 주무부처의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하고, 분할·통합안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직원 배치와 근무지 등에 관한 구체적인 방안도 노조와 사전에 협의하라고 촉구했다.
공진원 노조 관계자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이라는 이름으로 25년 동안 전문적인 공공 지원 체계를 운영하고 있었다”며 “진흥원을 분리하는 것에 대해서, 그리고 이쪽과는 아무런 소통이 되지 않은 채로 결정이 난 것이기 때문에 절대적으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반발은 공진원 밖으로 번질 조짐이다. 이 관계자는 “지금 공예·디자인·전통·한복 쪽에서 공론화를 시키고 있는 중”이라며 “공예 쪽 교수님들 사이에서도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향후 공예계에서 추가 성명이 나올 가능서도 있다"며 "작가 등 외부와의 연대도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함께 통폐합 대상에 오른 문체부 산하 다른 기관에서도 대응 움직임이 감지된다. 일부 기관은 이번 결정에 대응하기 위한 새 협의체를 구성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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