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혜인이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 '테마주'로 묶이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용 후보자 지명 이후 혜인 주가가 급락하자 온라인 종목토론방을 중심으로 관련주라는 주장이 확산했지만 해당 회사와 후보자 사이에는 사업이나 지분 등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혜인은 전 거래일보다 250원(2.63%) 오른 97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9730원으로 출발한 주가는 장 초반 8760원까지 떨어졌다가 오후 들어 1만710원까지 오르는 등 큰 폭의 등락을 나타냈다.
혜인은 용 후보자 지명 시점과 주가 하락 시기가 공교롭게 겹치면서 '용혜인 테마주'라는 이름이 붙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주가는 각각 2.29%, 13.08%, 11.61% 하락했다. 이를 두고 온라인 종목토론방에서는 혜인을 용 후보자 관련주로 분류하는 글이 잇따랐다. 하지만 두 이름의 연결고리를 제외하면 뚜렷한 접점은 없다.
혜인은 1960년 '혜인상사'로 설립된 기업이다. 1990년생인 용 후보자가 태어나기 30년 전부터 '혜인'이라는 이름을 사용해온 셈이다.
최근 주가 흐름도 용 후보자와의 연관성보다는 기존 사업과 시장 기대감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혜인 주가는 지난 7월 말까지만 해도 4000원대 초반에 머물렀지만 지난달 들어 가파르게 상승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대로 비상발전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가 주가 상승의 배경으로 꼽힌다.
혜인은 글로벌 건설·광산장비 업체 캐터필라의 국내 공식 딜러로 엔진과 발전기 등을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 네이버, 카카오 등의 데이터센터에 캐터필라 비상발전기를 공급한 이력이 알려지면서 AI 데이터센터 관련주로 시장의 관심을 받았다.
단기간 주가가 세 배 가까이 뛰면서 변동성도 이미 크게 확대된 상황이었다. 혜인은 지난달 11일 19.39% 오른 데 이어 14일에는 29.89% 상승하며 가격제한폭까지 치솟았다. 18일에도 14.34% 상승했다. 이후 21일에는 12.72% 급락했지만 24일 14.36%, 26일 12.66% 오르는 등 급등락을 반복했다.
시장경보조치도 잇따랐다. 혜인은 지난달 단기과열종목으로 지정돼 3거래일 동안 30분 단위 단일가매매가 적용됐다. 같은 달 18일에는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됐다.
혜인 역시 주가 급등과 관련해 별도의 공시 사유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지난달 11일 거래소가 '현저한 시황변동'과 관련해 조회공시를 요구하자 혜인은 "현재 진행중이거나 확정된 공시규정상 중요한 공시사항이 없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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