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쉬는 문화가 좋은 복지"…회사도 직원도 만족한 '근로자휴가지원'

  • 문체부·관광공사 '근로자휴가지원사업'

  • 휴가여건 개선·국내여행 활성

  • 기업·정부 비용지원으로 8년간 79만명 참여

  • 오는 10일 성과공유회·포상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사진한국관광공사
담양 메타세쿼이아길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일과 삶의 균형(워라밸)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잘 쉬는 문화가 기업의 중요한 복지 자산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복지 혜택이 열악했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현장에 자유로운 휴가 사용 바람을 불어넣은 일등 공신이 있다. 바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추진해 온 '근로자휴가지원사업'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지난 7월 발표한 2026년 하계휴가 실태 및 경기전망 조사를 보면 올여름 휴가 일수는 대기업 평균 4.6일, 중소기업 평균 3.7일로 갈렸다. 여름휴가비를 주겠다는 기업도 53%로 지난해(54%)보다 줄었다. 쉬고 싶다는 요구는 반대로 커지고 있다. 문체부가 지난해 12월 발표한 근로자휴가조사에서 연차 소진율은 79.4%를 기록했다. 2018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가장 높았다. 연차를 쓰는 목적으로는 여행이 35%로 가장 많았다. 2022년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을 유지하고 있다.

근로자휴가지원사업은 이러한 얇아진 복지 예산과 늘어난 휴가 수요의 간극을 메우며 지난 8년간 휴가 사용 분위기를 조금씩 바꿔왔다. 올해는 8월 19일 기준 1만1873개사 12만7856명이 참여했다. 참여 근로자 수는 벌써 지난해 연간 실적(12만740명)을 넘었다.
 
휴가샵 홈페이지 사진한국관광공사
휴가샵 홈페이지 [사진=한국관광공사]
 
◆2014년 '한국형 체크바캉스' 시범사업에서 출발

근로자휴가지원사업은 2014년 첫발을 뗐다. 근로자 휴가문화와 휴가 여건을 개선해 달라는 사회적 요구가 커지면서 한국형 체크바캉스 제도 도입이 채택됐고 관광공사가 시범운영을 맡았다. 당시 참여 규모는 180개 중소·중견기업 근로자 2526명이었다. 시범사업은 2018년 본사업으로 전환됐다. 열악한 휴가문화를 개선하고 자유롭게 휴가를 쓰는 분위기를 만들자는 취지에서다. 중소기업 근로자의 국내 여행을 늘려 내수를 살린다는 목적도 함께 담겼다.

이 사업은 근로자가 20만원을 부담하면 기업이 10만원, 정부가 10만원을 지원하는 구조다. 모인 40만원은 적립금 형태로 다시 근로자에게 돌아간다. 근로자는 이 돈을 전용 온라인몰 휴가숍에서 국내 여행 상품을 사는 데 쓸 수 있다. 휴가숍에는 숙박·교통·입장권 등 약 27만개 상품이 올라 있다. 회사가 부담하는 몫은 1인당 10만원이다. 직원은 그 10만원으로 40만원짜리 휴가를 손에 쥔다. 참여 기업이 사업 참여 이유로 복지비용 절감(48.7%)을 가장 많이 꼽은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해 새 정부 출범 이후에는 사업 확대가 결정됐다. 국정과제 '누구나 누리는 관광환경 조성'에 근로자 휴가 확대가 반영됐고 올해 국가관광전략회의에서는 중견기업 근로자까지 대상을 넓히는 세부과제가 마련됐다. 모집 규모도 추가경정예산 편성으로 10만명에서 14만5000명까지 늘었다.
 
삼양라운드힐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삼양라운드힐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누적 79만명 참여…국내 관광 지출 7247억원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근로자휴가지원사업에 참여한 근로자는 79만명, 기업은 8만개를 넘어섰다. 올해 참여 근로자는 중기업이 7만522명(55.2%)으로 가장 많고 소기업 2만5383명(19.9%), 소상공인 1만6810명(13.1%)이었다. 2018년부터 9년 연속 참여한 기관은 408개다.

이 기간 참여 근로자가 국내 관광에 쓴 돈은 7247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성과분석 결과를 보면 참여 근로자 1인당 평균 관광소비액은 95만4837원이다. 적립금 40만원에 본인 돈 55만4837원을 더 쓴 셈이다. 전년보다 4.5% 늘었다. 정부지원금 10만원과 견주면 9.5배 규모다. 받은 돈을 남기지 않고 쓴다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해 1인당 평균 적립금 사용액은 39만4403원이다. 40만원 가운데 30만원 이상을 쓴 근로자가 97.0%에 달했다.

새 여행수요를 만들어냈다는 응답도 나왔다. 관광공사가 참여 근로자 1014명을 조사한 결과 53.3%가 애초 계획에 없던 여행을 다녀왔다고 답했다. 신규 참여 근로자 83.7%는 국내 여행 횟수가, 60.7%는 여행경비 지출이 늘었다고 응답했다. 연차 사용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참여 근로자의 연차 소진율은 87.4%로 일반 근로자(79.4%)보다 8%포인트 높았다. 여행 횟수는 2.4회, 여행 일수는 4.3일로 집계됐다.
 
나들이를 즐기는 가족 여행객들의 모습 사진강상헌 기자
나들이를 즐기는 가족 여행객들. [사진=강상헌 기자]
 
참여 기업 300개와 근로자 1014명을 대상으로 한 지난해 조사에서 전반적 만족도는 각각 82.0%와 81.0%였다. 재참여 의향은 양쪽 모두 86.0%로 같았다. 특히 재참여 기업의 만족도는 87.8%, 재참여 의향은 92.3%로 신규 참여 기업보다 각각 14.7%포인트, 15.8%포인트 높았다.

기업이 사업에 참여한 이유로는 △복지비용 절감(48.7%) △내부 직원 요구(45.3%) △여행 관련 복지에 대한 높은 선호도(42.0%) 순이었다. 근로자는 경비부담 경감(90.1%)을 참여 사유로 가장 많이 들었다. 기업이 꼽은 참여 효과는 △직원 만족도 증진(80.0%) △복지제도 개선(72.0%) △근로의욕 향상(71.7%) 순이었다. 우수인력 확보(38.7%)와 이직률 감소(35.0%)를 효과로 든 응답도 나왔다.

공공기관과 민간, 지방자치단체가 중소기업 근로자의 적립금을 대신 내주는 동반성장 지원제도도 2020년부터 운영 중이다. 지원 규모는 도입 첫해 163개사 1650명에서 지난해 3079개사 2만698명으로 늘었다. 관광공사는 올해 1~8월 프로모션 30개를 진행해 지난해 같은 기간(18건)보다 67% 늘렸고 지방 근로자 4만4476명(8월 31일 기준)에게 추가 포인트를 지급했다.
 
광양 매화마을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광양 매화마을 [사진=한국관광콘텐츠랩]
 
◆10일 성과공유회 개최…13개사 포상

관광공사는 오는 10일 시그니엘 서울에서 '2026 근로자휴가지원사업 성과공유회'를 연다. 참여 기업 대표와 담당자, 유관·협업기관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한다. 기존 시상과 우수사례 발표 중심이던 워크숍을 성과 공유·네트워킹 중심 행사로 확대했다.

수상 기업은 공모에 참여한 92개사를 대상으로 지난 7월 29일 심사평가를 거쳐 확정됐다. 사장상 동반성장부문은 8월 6일 동반성장 운영위원회 심의로, 감사패는 참여 실적을 기반으로 관광공사가 자체 선정했다.
 
우수기업 선정 명단 사진아주경제 DB
우수기업 선정 명단. [사진=아주경제 DB]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에는 △빅테크플러스 주식회사 △㈜굿러너컴퍼니가 이름을 올렸다. 한국관광공사 사장상은 △㈜휴먼메트릭스 △주식회사 서비 △이지케어텍(주) △소화아람일터가 받았다. 사장상 동반성장부문은 △㈜강원랜드 △한국부동산원 두 곳이다. 감사패는 5개 기관에 돌아갔다. 최근 4년 장기·누적 참여 실적이 우수한 △주식회사 에이블이 동행거인상, 올해 비수도권 참여실적이 좋은 △계룡건설산업㈜이 지역사랑상, 올해 신규 참여실적이 우수한 △주식회사 에이팩트가 휴가씨앗상을 받는다. 지난해 동반성장모델 투입예산 규모 1·2위인 △IBK기업은행과 △건설근로자공제회도 감사패를 받는다.

관광공사는 내년 사업 10년 차를 맞아 제도 손질을 준비하고 있다. 곽재연 관광공사 국민관광지원팀장은 "내년에는 '노동자휴가지원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할 예정이다. 노동절로 바꾼 정부 기조와 맞추는 의미와 더불어 다양한 형태의 직종까지 참여할 수 있도록 사업 대상을 확대하려는 향후 계획도 담았다"며 "보다 많은 노동자가 휴가를 누릴 수 있도록 지원 사각지대를 줄이고 현장의 수요를 반영한 실효성 있는 휴가지원제도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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