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숙박시장 성장 이끌었다…K팝·야구도 '지역의 1박' 만든다

  • 외국인 숙박 총량 3년 새 29%↑…내국인은 1.9% 증가

  • 비수도권 외국인 숙박 비중 39.5%→43%

  • K팝 공연·프로야구도 숙박 수요 견인

이현정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허브팀 대리가 2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회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이현정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허브팀 대리가 2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회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기수정 기자]

최근 3년간 국내 숙박시장의 성장을 외국인 관광객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숙박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비수도권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K팝 공연과 프로야구 경기 등 지역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역시 관광객의 '1박'을 이끄는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27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제2회 요즘, 한국관광 데이터 세미나'에서 이현정 한국관광공사 관광데이터허브팀 대리는 이동통신과 숙박 예약, 신용카드, 숙박업소 인허가 데이터 등을 활용한 숙박여행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기간은 2023년 6월부터 2026년 5월까지다.

분석 결과, 최근 1년(2025년 6월~2026년 5월) 전체 숙박 총량에서 내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85.4%, 외국인은 14.6%였다. 시장 규모는 여전히 내국인이 압도적이지만 성장세는 외국인이 훨씬 가팔랐다.

전체 숙박 총량은 3년 전보다 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내국인 숙박 총량은 1.9% 늘어난 데 그친 반면 외국인은 29% 증가했다. 외국인 숙박 증가율도 직전 기간 4.8%에서 최근 1년 23.1%로 뛰었다.

외국인의 숙박 지역도 수도권 밖으로 넓어지는 모습이다. 외국인 숙박 총량 가운데 비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3년 전 39.5%에서 최근 1년 43%로 3.5%포인트 높아졌다.

부산과 제주의 전국 대비 숙박 비중은 각각 약 30% 증가했고 경북도 14.2% 늘었다. 경북에서는 안동과 경주가 성장을 이끌었다. 안동은 KTX 연결에 따른 접근성 개선과 한옥 민박·야간관광 콘텐츠가, 경주는 국제행사를 통한 인지도 상승과 역사문화·야간관광 자원이 숙박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인천·경기의 비중은 줄었지만 숙박 총량 자체가 감소한 것은 아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모두 외국인 숙박이 늘어난 가운데 여행지가 여러 지역으로 분산되면서 수도권의 상대적 비중이 낮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이 가진 관광 콘텐츠와 숙박 소비의 연관성도 확인됐다. 인천 중구는 공항과 대형 공연장 접근성이, 제주 서귀포시는 고급호텔·리조트와 콘도 등이 숙박 수요를 이끈 요인으로 꼽혔다. 부산 해운대구는 고급호텔과 해양·야간관광, 서울 서초구는 의료·뷰티관광 수요가 숙박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숙소를 고르는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코로나19 시기 인기를 끌었던 스파·월풀·풀빌라 등 숙소 내부의 독립적인 시설보다 골프장·온천·워터파크처럼 숙소 주변에서 즐길 수 있는 대형 레저시설과 연계된 숙박 수요가 늘었다. 숙소 자체보다 여행지에서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지가 숙박 선택에 더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K팝 공연은 이 같은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줬다. K팝 공연이 없는 주와 공연이 열린 주의 숙박 예약 건수를 비교한 결과 내국인은 12.8%, 외국인은 20.9% 증가했다.

특히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스트레이 키즈 등 3개 팀의 공연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숙박 예약 증가율은 내국인 99.4%, 외국인 619%에 달했다. 공연을 보기 위해 지역을 찾은 팬덤이 실제 숙박 수요로 이어진 셈이다. 공사는 공연이 확정되면 방문 가능성이 높은 팬층이 분명해지는 만큼 이들이 주로 이용하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커뮤니티를 활용해 지역 숙박·관광 상품을 알리는 방식도 효과적일 것으로 봤다.

프로야구 역시 지역 숙박 수요를 끌어올렸다. 경기가 없는 날과 비교해 경기일 숙박 예약은 13.9% 증가했고 포스트시즌에는 증가율이 41.3%까지 높아졌다.

특히 비수도권에서 효과가 컸다. 경기일 숙박 예약 증가율은 수도권이 4.9%였지만 비수도권은 20.5%에 달했다. 비수도권 야구장에서 연간 60~80일가량 경기가 열리는 데다 평일 경기까지 있어 일회성 행사가 아닌 지속적인 숙박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됐다. 창원에서는 야구 관람과 지역 투어패스를 연계하고, 광주에서는 야구 관람권과 기차표·호텔을 묶은 상품을 선보인 사례도 소개됐다.

다만 숙박 수요를 늘리는 해법은 지역마다 달라야 한다는 게 공사의 분석이다. 서울·경기처럼 연중 수요가 비교적 고른 지역과 특정 계절에 숙박 수요가 몰리는 지역은 공급 확대나 비수기 콘텐츠 개발 등 필요한 전략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 대리는 "지역마다 숙박시장의 현황과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정교한 진단과 맞춤형 전략이 필요하다"며 "데이터는 단순히 현황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누구에게, 언제, 어떤 이유로 지역의 매력을 설득할지 답을 찾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관광공사는 오는 12월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지역별 숙박시장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숙박여행 현황' 메뉴를 개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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