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엑소더스' 가속…상반기 해약금 36조 돌파

  • 1년 새 11조 급증…해약 건수도 5.7% 늘어

  • 신규 계약 확보도 난항…보험손익 26%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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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생명보험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올해 상반기에만 36조원을 넘어섰다. 증시 강세로 투자처를 옮기려는 수요와 고물가·경기 둔화에 따른 생활자금 수요가 겹치면서 보험계약 해지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신규 계약까지 감소해 생명보험사의 영업 기반도 약해지고 있다.

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2개 생명보험사의 올해 상반기 해약환급금은 36조4692억원으로 전년 동기(25조748억원)보다 45.4% 급증했다. 1년 만에 보험계약을 해지하고 찾아간 돈이 11조원 이상 늘었다. 해약환급금은 계약자가 보험을 중도 해지할 때 돌려받는 돈이다.

해약 건수도 증가했다. 효력상실을 포함한 생명보험사의 해약 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343만3271건에서 올해 상반기 362만7290건으로 5.7% 늘었다. 해약 건수보다 환급금이 훨씬 빠르게 증가하면서 건당 평균 환급액은 약 730만원에서 1005만원으로 38% 늘었다.

보험업계에서는 국내 증시 강세가 해약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보험에 장기간 묶여 있던 자금을 빼 주식 등 수익률이 높은 투자처로 옮기려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다만 해약환급금 실제 사용처가 집계되지는 않아 증시로 이동한 규모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고물가와 경기 둔화로 생활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보험을 해지하는 수요도 함께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보험료 납입 부담이 커진 가계가 계약을 유지하기보다 해약환급금을 받아 당장 필요한 자금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빠져나간 계약을 대체할 신규 계약도 줄었다. 올해 상반기 개인보험 신계약은 572만496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7.1% 감소했다. 신계약 금액도 89조5706억원으로 4.8% 줄었다. 기존 계약의 이탈과 신규 가입 감소가 동시에 나타난 셈이다.

생명보험사의 보험사업 실적도 악화했다. 22개 생명보험사의 상반기 보험손익은 1조929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조6147억원보다 26.2% 감소했다. 저출산·고령화로 신규 가입 기반이 약해진 상황에서 경기 둔화에 따른 보험료 부담까지 커져 전통적인 보험 영업만으로 성장을 이어가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생활자금 수요가 늘면서 해약환급금이 증가하던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는 코스피까지 급등했다”며 “저축성보험을 해지하고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옮기려는 수요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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