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창(窓)] 1500년 전, 아이의 허리춤에 금방울을 달아준 마음

사진국립경주박물관
[사진=국립경주박물관]


오는 9월 8일부터 청도박물관에서 작은 금방울을 만날 수 있다.

신라의 어느 어린 왕족과 함께 긴 세월 땅속에 잠들어 있다가 1924년 경주 금령총에서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당시 무덤에서는 여러 유물이 발견됐지만 무덤에 이름을 남긴 것은 아이의 허리춤에서 발견된 작은 금방울이었다. 한자 鈴(방울령)을 따서 '금방울이 나온 무덤'이라는 뜻의 금령총(金鈴塚)은 그렇게 이름을 얻었다.

높이 4.1㎝. 1500년이라는 긴 세월을 건너온 유물 앞에서 우리는 당시의 모습을 모두 알 수는 없다. 누가 아이의 허리춤에 방울을 달아주었는지, 어떤 마음으로 마지막 길을 준비했는지도 기록에는 남아 있지 않다.


다만 자식을 먼저 보내야 했던 부모의 마음은 짐작해 볼 수 있다.

조금만 더 함께하고 싶었을 것이고, 한 번만 더 아이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을 것이다. 떠나는 길이 외롭지 않기를, 어디에 가더라도 평안하기를 바라는 마음도 있었을지 모른다.

그렇게 누군가는 작은 아이의 허리춤에 금방울을 달아주었다.

세월은 많은 것을 지웠다. 아이의 이름도, 부모의 이름도 남아 있지 않다. 그날 어떤 말을 건넸는지도 알 수 없다.

그런데 작은 금방울은 남았다.

그렇게 아이와 함께 땅속에서 긴 시간을 견뎌낸 방울이 1500년이 흐른 지금 다시 사람들 앞에 선다.

자식을 먼저 보낸 슬픔에 옛날과 오늘이 따로 있을까.

아이를 사랑했던 마음도, 조금이라도 더 곁에 두고 싶었던 마음도 시대가 다르다고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청도박물관에 온 작은 금방울이 1500년이라는 시간을 건너 우리에게 들려주는 소리는 그것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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