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27일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1000조9647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984조9399억원)보다 16조248억원 늘어난 규모다. 6월 말(949조3998억원)과 비교하면 두 달도 채 되지 않아 51조원 이상 증가했다.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이 100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눈에 띄는 점은 6개월 미만 단기 정기예금으로 자금이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금은행의 6개월 미만 정기예금 잔액은 6월 말 기준 238조3662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20조9322억원 증가했다. 월간 증가액 기준으로 2022년 11월(25조2699억원)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반면 같은 기간 3년 이상 정기예금 잔액은 27조1312억원에서 26조6433억원으로 오히려 4879억원 감소했다.
시장에서는 불확실한 금융시장에 대응해 자금을 짧게 운용하려는 수요가 커진 결과로 보고 있다. 장기예금에 자금을 묶어두기보다 만기를 짧게 설정하면서 만기 때마다 금리 수준과 시장 상황을 고려한 뒤 재예치와 투자를 결정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장기 예금의 금리 매력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 5대 은행의 주요 정기예금 금리는 6개월 만기가 최고 연 3.00~3.05%, 1년 만기가 연 3.20~3.25% 수준인 반면 3년 만기는 연 2.40~2.70% 수준에 형성돼 있다. 장기간 자금을 묶어두더라도 더 높은 금리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안전한 자산을 찾는 고객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은행들도 고금리 장기예금을 유치할 유인이 작은 만큼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단기 상품으로 수요 쏠림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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