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 인문학, 3년을 비교해보니…올해는 '듣는 강연'이 달라졌다

  • 2024·2025년 축제 연계 특별강연→올해 6개월 정례 프로그램

  • 화천읍·사내면 순회·주민 참여 접목…'예산 아닌 운영방식의 변화'

김세훈 화천군수와 최창렬 용인대 교수가 지난 24일 화천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찾아가는 인문학 강연’ 토크 프로그램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화천군은 민선 9기 들어 인문학 프로그램을 화천읍과 사내면을 순회하는 정례·참여형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사진화천군
김세훈 화천군수와 최창렬 용인대 교수가 지난 24일 화천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찾아가는 인문학 강연’ 토크 프로그램에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화천군은 민선 9기 들어 인문학 프로그램을 화천읍과 사내면을 순회하는 정례·참여형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사진=화천군]

강원 화천군의 인문학 프로그램이 민선 9기 들어 운영방식에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올해 처음 인문학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민선 8기에도 유명 강사를 초청한 특별강연이 있었다. 최근 3년간 프로그램을 비교하면 변화는 강사의 유명세나 강연 주제보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에서 나타난다.
 
민선 8기인 2024년에는 평생학습축제와 연계해 최태성·장동선 강사를 초청, 역사와 행복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2025년에도 평생학습축제에서 유성호 서울대 의대 교수가 ‘죽음을 통해 삶을 배우다’를 주제로 강연했다. 지역 주민들이 수준 높은 인문학 강연을 접할 기회를 제공했다는 의미가 있었지만 특정 행사와 연계한 특별강연의 성격이 강했다.
 
민선 9기가 출범한 올해는 운영 구조에 변화를 줬다. 화천군은 지난 7월부터 오는 12월까지 ‘New Start 화천!, 우리는 하나다’를 주제로 인문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정 행사 기간에 강연을 집중하는 대신 수개월 동안 정례적으로 이어가고 화천읍뿐 아니라 사내면에서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순회 방식을 도입했다.
 
주민의 역할도 달라졌다. 지난 7월 이호섭 작곡가 초청 프로그램에서는 평생학습동아리 공연과 강연에 이어 김세훈 화천군수가 군정 방향을 설명하고 주민들의 포스트잇과 현장 질문을 직접 받았다. 주민들이 함께 노래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지난 24일 화천커뮤니티센터에서 열린 최창렬 용인대 교수의 ‘상생화천’ 강연에서도 김 군수와 주민이 함께 참여하는 토크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오는 31일 오후 6시30분에는 사내종합문화센터에서 강연이 계속된다.
 
최근 3년을 놓고 보면 차이는 ‘몇 번 강연했느냐’보다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주민을 만나느냐’에서 두드러진다. 평생학습축제와 연계한 특별강연에서 수개월간 이어지는 정례 프로그램으로, 화천읍 중심에서 사내면까지 찾아가는 순회 방식으로, 강연을 듣는 것에서 주민 질문과 대담·공연을 결합하는 참여형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지고 있다.
 
특히 읍·면 사이의 거리가 멀고 문화시설 접근성이 도시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화천에서는 행정이 주민 생활권으로 찾아가는 방식 자체가 문화·교육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는 시도로 볼 수 있다. 김세훈 군수가 강조해 온 주민 소통과 군민 화합을 실제 프로그램에 접목하고 직접 주민 질문을 받는다는 점도 민선 9기 들어 나타난 변화 중 하나다.
 
다만 이러한 변화를 곧바로 ‘사업 확대’나 ‘예산 확대’로 평가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는 2024·2025년 특별강연 사업비와 올해 인문학 프로그램 사업비를 동일한 기준으로 비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현 단계에서는 예산 증가보다 ‘운영방식의 확대·개편’으로 평가하는 것이 정확하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지속성과 주민 참여다. 유명 강사를 초청하는 것만으로 지역의 문화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주민들이 강연장을 찾고 질문하며 서로 다른 생각을 나누는 과정이 반복돼야 지역의 문화자산으로 남을 수 있다.
 
화천군은 연말까지 건강과 웰빙, 치유와 성찰 등 주민들의 삶과 연결된 주제로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평화·안보·생태 등 지역 자원을 활용한 로컬 인문학도 추진할 계획이다. 2024년과 2025년 특별강연을 거쳐 올해 정례·순회·참여형으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화천의 인문학 프로그램이 주민들이 기다리고 찾아오는 화천의 문화로 정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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