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헬로비전의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보면 여느 기업 계정과는 다른 장면이 눈에 띈다. 가발을 쓴 영업사원이 지역 사투리로 통신비를 설명하고, 본사 직원들은 최신 밈을 패러디한다.
이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은 전문 크리에이터가 아니라 상품·영업 업무를 맡은 일반 직원, 이른바 '임플로이언서'다. 홈상품·제휴팀의 구지은 책임과 김은영 선임, 경남동부영업팀의 김자영 선임이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카메라 앞에 선다.
LG헬로비전은 지난해부터 상품 중심 SNS에서 벗어나 젊은 고객에게 다가갈 콘텐츠를 고민했다. 인스타툰과 고객 참여 이벤트를 시작으로 직장인 일상을 다룬 숏폼 '숏븨' 등을 선보이며 채널 색깔을 바꿨다. SNS 디자인을 맡으며 자연스레 출연까지 하게 된 김은영 선임은 "하다 보니 콘텐츠를 더 잘 만들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고 말했다. 아나운서·라이브커머스 경험을 살려 카메라 앞에 선 구지은 책임은 소비자가 궁금해할 지점을 고민하며 기획에도 참여한다.
올해 2월 경남동부영업팀으로 옮긴 김자영 선임은 김해 오픈스튜디오에서 직접 시나리오를 써 '영자씨' 캐릭터를 만들었다. 가발을 쓰고 사투리를 구사하며 통신비 고민이 있는 고객 상황을 코믹하게 연기하는 콘텐츠다. 그는 "고객들에게 서비스를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했다.
성과도 내고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지난해 1월 856명에서 올해 8월 1만746명으로 12배 넘게 늘었고, 참여 연령층도 35~44세에서 18~24세 중심으로 이동했다. 숏폼 광고 캠페인 기간 직영몰 견적·가입 문의는 전월보다 27% 늘었고, 인스타그램을 통한 직영몰 유입도 지난해 1월 28건에서 12월 약 3500건으로 급증했다.
김자영 선임은 "콘텐츠를 보고 저를 알아보는 고객이 생겼다"며 "영상으로 먼저 친근감을 쌓으니 실제 상담도 훨씬 편해졌다"고 말했다. SNS가 단순 홍보를 넘어 실제 고객 접점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사내 분위기도 달라져 다른 부서 직원들이 먼저 "잘 보고 있다"고 말을 걸기도 한다.
구지은 책임은 "누가 시켜서 했다면 오히려 못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스스로 재미를 느끼고 콘텐츠가 잘됐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겼기에 계속할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제2의 충주맨'을 꿈꾸느냐는 질문에 웃음을 터뜨린 세 사람 중 김자영 선임은 '영자의 통신시대'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말로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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