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굴 등 수산물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치명적인 식중독균의 검사 시간을 기존 하루에서 1시간 이내로 획기적으로 단축한 현장 진단 기술이 개발됐다.
국립부경대학교는 4차산업융합바이오닉스공학과 한원 박사과정생(제1저자)과 의공학전공 신중호 교수(교신저자) 연구진이 '비브리오 불니피쿠스(Vibrio vulnificus)' 감염 여부를 현장에서 약 1시간 만에 확인할 수 있는 휴대용 종이 기반 진단 장치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비브리오 불니피쿠스는 오염된 해산물을 섭취하거나 상처 부위를 통해 체내에 들어오면 패혈증이나 조직 괴사를 유발한다. 특히 간 질환자나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어 신속한 검출과 관리가 필수적이다.
현재 식품 안전 검사에 널리 쓰이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PCR) 검사 키트는 정확도는 높지만, 시료 배양부터 결과 확인까지 보통 하루가 소요된다. 고가의 장비와 숙련된 전문 인력을 갖춘 실험실에서만 진행할 수 있어 현장 즉각 적용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진이 고안한 진단 장치는 유전자 증폭과 검출 과정을 기계적으로 자동화하여 이러한 단점을 극복했다. 굴 아가미에서 면봉으로 시료를 채취해 DNA를 추출한 뒤, 장치 내부 종이 패드에 시료와 완충액을 넣고 기계의 '태엽'을 한 번 감으면 자동으로 반응이 진행된다. 복잡한 장비 없이 37도 안팎의 온도만 유지하면 약 1시간 뒤 종이 스트립에 나타나는 선을 통해 눈으로 검사 결과를 판별할 수 있다.
성능 검증 결과, 순수 배양액에서는 반응 1회당 세균 1개 수준의 미량까지 잡아냈다. 연구진이 비브리오균으로 인위적으로 오염시킨 바닷물에서 사육한 굴의 오염 여부도 안정적으로 가려냈으며, 유사한 다른 비브리오 종과도 명확히 구별해냈다. 또한 핵심이 되는 종이 반응 패드는 실온에 수 주간 보관해도 성능 저하가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중호 교수 연구진은 "기존 상용 PCR 키트가 실험실 중심이었다면, 이번 장치는 소규모 시설이나 현장에서도 비교적 쉽게 쓸 수 있도록 검사 공정을 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시약만 교체하면 다양한 병원균 검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순수 배양액 및 인위적 오염 시료를 통해 우수한 성능이 입증된 만큼, 향후 실제 양식장이나 유통 현장 등 다양한 환경에서의 실증 검증을 거쳐 본격적인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센서 분야 국제학술지 'ACS 센서(ACS Sensors, IF 10.9)' 8월호에 게재됐다. 한국연구재단 핵심연구사업, 교육부 이공분야 학술연구지원사업 및 BK21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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