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성창엽 "임대인, 규제 대상 아닌 파트너로…등록임대 줄면 전월세 불안 커져"

  • 성창엽 협회장 "세제 혜택 축소하면 임대물량 감소…임차인 주거비 부담 커질 것"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 사진이은별 기자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이 지난 21일 아주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이은별 기자]

“정부가 매물로 기대하는 집은 빈집이 아니라 세입자가 살고 있는 임대주택이다.”

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해 세 부담을 높여 매물 출회를 유도하는 가운데 성창엽 대한주택임대인협회장은 임대사업자를 규제 대상으로만 볼 게 아니라 주거 공급의 한 축으로 인정해야 임대차시장의 주거비 부담도 낮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성 협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서초구 대한주택임대인협회 사무실에서 아주경제와 만나 “등록임대주택은 주거 안정을 위해 의무를 이행하는 대신 과세특례를 적용받는 구조였는데 이를 뒤늦게 축소·폐지하면 정책 신뢰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임대사업자에 대한 규제가 결국 임차인에게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등록임대주택 감소에 따른 전월세 물량 축소다. 정부는 다주택자에 대해 세 부담을 높여 주택 매각을 유도하고 있지만 임대차시장에서는 기존 임대주택이 실거주 주택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매매시장 공급 확대가 임대차시장에서는 반대로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성 협회장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정부가 매물로 기대하는 주택이 빈집이 아니라는 점”이라며 “현재 임차인이 살고 있는 임대주택”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임대료 증액 제한을 적용받아 주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거주해 온 임차인이 주거 이동을 해야 할 때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등록임대주택은 임대료 5% 증액 제한 등 의무를 이행해 왔다”며 “구입 여력이 없는 임차인이 기존보다 높은 시세에 맞춰 계획하지 않았던 주거 이동을 하게 되면 문제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간 임대료 증액 제한을 적용받은 일부 등록임대주택은 주변 시세와 임대료 격차가 벌어진 만큼 매각 과정에서 기존 임차인이 퇴거하면 주거비가 한꺼번에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성 협회장은 등록 당시 정부가 제시한 과세특례를 사후적으로 축소하면 향후 정부가 임대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내놓더라도 시장 참여를 끌어내기 어려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정 기간 임대료 제한과 의무임대기간 등을 지키는 대신 제공했던 혜택을 바꾸면 정책 예측 가능성도 낮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비아파트 임대시장 상황은 더 우려스럽다고 봤다. 전세사기 이후 전세 수요가 줄고 보증 가입 요건 등이 강화되면서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임대인의 보유 부담까지 커지면 주거취약계층의 비용 부담이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성 협회장은 “전세사기가 심각하게 작용하면서 신규 임차인들이 전세계약을 꺼리고 있고, 보증금 미반환 사태 이후 보증보험 가입 요건도 강화되면서 월세화 속도가 가팔라졌다”며 “아파트보다 비아파트에 주거취약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만큼 주거비 부담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전세사기 피해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정상적으로 임대사업을 하는 사업자까지 시장에서 이탈하게 만들면 공급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고 봤다. 임차인 보호와 안정적인 임대주택 공급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정부가 임대사업자에게 주택을 매각하도록 유도하기에 앞서 실제 매각이 가능한 시장 환경인지도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차인이 거주하는 주택은 임대차 계약기간과 매각 시점이 맞지 않을 수 있고,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실거주 의무 등으로 매수자도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팔아야겠다고 생각해도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 있고 임차인이 있는 주택은 매각하기 쉽지 않다”며 “팔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팔고 싶어도 팔기 어려운 상황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성 협회장은 결국 임대인을 단순히 주택을 여러 채 보유한 사람으로만 보는 정책 인식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투기수요 억제와 민간 임대주택 공급 기능을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임대인을 규제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임대차시장에 주택을 공급하는 주체로도 봐야 한다”며 “임대인이 안정적으로 임대사업을 할 수 있어야 임차인도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책 수립 과정에서 임대인과 임차인 등 시장 당사자 목소리를 함께 듣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규제 강화 여부를 넘어 실제 시장에서 정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당사자들과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 협회장은 “정책 영향을 직접 받는 것은 시장 당사자들인데 정작 그 목소리가 충분히 담기지 않는다”며 “임대차시장 정책이라면 임대인뿐 아니라 임차인 목소리도 함께 듣고 정책과 입법 과정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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