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거제를 덮친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산사태와 침수 피해가 속출한 가운데, 거제 지역 숙박시설 예약 취소와 환불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이어지고 있다. 여행객들은 “숙소 건물이 멀쩡하더라도 그곳까지 가는 길이 위험하다면 여행을 취소할 수밖에 없다”고 호소하는 반면 일부 숙박업소는 시설과 주변 도로 이용에 문제가 없다며 정상적인 취소 규정을 적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논란은 지난 17일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거제 지역 펜션 예약자들의 경험담이 잇따라 올라오면서 확산됐다. 작성자들은 기록적인 폭우와 산사태 위험 등을 이유로 숙소에 취소를 요청했지만 일부 펜션에서 전액 환불을 거부하거나 상당한 비율의 취소 수수료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한 이용객은 거제 지역 상황이 심각하다는 판단에 따라 여행을 취소하려 했지만 숙박업소 측으로부터 해당 지역 전체가 침수된 것은 아니며 숙소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이용객 역시 숙소로 향하는 일부 도로 상황을 우려했지만 펜션 측에서는 거가대교와 이용 가능한 도로가 정상이라는 설명을 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실제 도로 통제로 인해 숙소 접근이 어려웠는데도 처음에는 환불을 받지 못하다가 경찰의 도로 통제 사실이 확인된 뒤 환불이 이뤄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지세포 인근 한 숙박시설을 예약했다는 이용객은 숙소로 향하는 도로가 통제된 상황에서 예약금의 상당 부분이 수수료로 차감됐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같은 사례들은 현재까지 예약자 측이 온라인에 공개한 주장이 중심으로, 개별 펜션의 계약 조건과 업주 측 구체적인 입장은 모두 확인된 것은 아니다.
온라인에서는 이처럼 숙박업소마다 대응이 크게 달랐다는 점을 놓고 여러 반응이 나왔다. 특히 “숙소 건물 하나가 멀쩡하다고 해서 여행 전체가 안전한 것은 아니다”, “산사태와 도로 침수 위험까지 있는데 예약자에게 무조건 오라고 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단순 변심도 아닌 재난 상황이라면 안전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비판이 이어졌다. 실제 관련 보도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댓글과 소비자들의 불만이 확인됐다.
일부 누리꾼들은 “숙박업소까지 가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누가 책임질 것이냐”, “수십만원 숙박비보다 사람의 안전이 먼저 아니냐”, “도로 통제와 긴급재난문자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평소와 같은 환불 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온라인 사연만으로 모든 펜션을 비판해서는 안 되며 실제 해당 숙박시설 주변의 도로 통제 여부와 시설 이용 가능 여부, 예약 시 동의한 약관 등을 개별적으로 따져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당시 거제의 상황은 실제로 심각했다. 지난 15일부터 이어진 집중호우로 거제에는 사흘 동안 900㎜를 훌쩍 넘는 비가 쏟아졌다. 18일 오전 집계에서는 누적 강수량이 950㎜ 안팎까지 올라갔으며, 17일 하루에만 600㎜가 넘는 비가 내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시간당 100㎜가 넘는 극한호우가 관측됐다.
이로 인해 숙박 환불 기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기후변화나 천재지변으로 숙박시설을 이용할 수 없는 경우 예약 당일이라도 무료 취소가 가능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개정된 기준에는 숙소 소재지뿐 아니라 출발지에서 숙소까지 이동하는 경로 중 일부에 천재지변 등이 발생한 경우도 무료 취소 판단 대상에 포함됐다.
따라서 숙박업소 건물 자체에 피해가 없다는 사실만으로 천재지변에 따른 환불 가능성을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 실제 출발지와 숙소 사이 이동경로, 기상특보, 도로 통제 상황, 숙박시설 이용 가능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봐야 한다. 다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분쟁이 발생했을 때 합의나 조정을 위한 기준으로 활용되는 성격이 있어 개별 사업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곧바로 강제 환불이 이뤄지는 것은 아니다.
이에 온라인에서는 “펜션도 예약이 줄줄이 취소되면 손해가 큰 것은 이해한다”면서도 “이번처럼 인명 피해까지 발생한 재난 상황에서는 평상시 취소와 다르게 봐야 한다”는 반응이 상당수를 차지했다. 특히 예약자들에게 먼저 상황을 알리고 전액 환불이나 날짜 변경을 제안한 일부 숙박업소 사례가 알려지면서 “당장의 숙박비보다 신뢰를 택한 업소가 오히려 다시 찾고 싶은 곳”이라는 긍정적인 반응도 나왔다.
반대로 숙박업소 입장에서도 지역 전체가 동일한 피해를 입은 것은 아닌 만큼 숙소와 접근도로가 실제 정상 이용 가능하다면 모든 예약을 무조건 전액 환불해야 하는지를 놓고 논쟁의 여지는 있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거제에 비가 많이 왔다’는 사실만으로 일률적인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예약 당시의 기상특보와 교통통제 여부, 실제 숙소 접근 가능성 등을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펜션 환불 분쟁을 넘어 재난 상황에서 관광객의 안전과 숙박업주의 영업 손실 사이에 어떤 기준을 적용해야 하는지라는 문제를 다시 던지고 있다. 특히 거제에서는 폭우가 멈춘 뒤에도 일부 주민들이 전기와 물 없이 임시 거처를 전전하고 복구 작업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숙소 자체가 멀쩡하다”는 이유만으로 지역 상황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힘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온라인 논란에 등장한 개별 펜션의 환불 거부 여부와 대화 내용은 예약자들이 공개한 주장에 기반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특정 업체가 관련 법규를 위반했다거나 부당하게 환불을 거부했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실제 예약 약관과 당시 교통·기상 상황, 양측의 설명이 모두 확인돼야 한다. 다만 기록적인 폭우가 실제 인명 피해와 대규모 침수, 단전·단수로 이어졌다는 점은 확인된 만큼 재난 상황에 맞는 보다 명확하고 일관된 숙박 취소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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