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에서 "KTX에서 햄버거 먹는 게 이게 진짜 민폐냐"며 "다들 어디까지 가능하냐"는 글이 올라오자 누리꾼들의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먹는 데 몇 분 걸리지도 않는데 너무 예민한 것 아니냐", "열차에서 음식 먹는 게 금지된 것도 아닌데 개인 기준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면 안 된다", "청국장이나 생선처럼 냄새가 극단적으로 강한 음식도 아닌데 햄버거까지 못 먹게 하는 건 과하다", "기차 타기 전에 밥 먹을 시간이 없었던 사람도 있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반응이 나온다.
특히 기차역 내부에는 햄버거와 김밥, 빵, 샌드위치, 커피 등 포장해서 열차에 가지고 탈 수 있는 음식점이 적지 않다는 점도 거론된다.
출발 시간이 촉박하거나 식사 시간을 놓친 승객이 음식을 구입해 열차에 탑승하는 상황은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고, 장거리 이동이라는 열차의 특성을 고려하면 음료나 간식은 괜찮으면서 햄버거나 김밥처럼 식사에 가까운 음식만 민폐로 규정하는 기준 역시 애매하다는 것이다.
KTX 객실은 일반 식당처럼 창문을 열어 환기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고, 많은 승객이 일정 시간 같은 공간에 머물러야 한다.
이 때문에 햄버거뿐만 아니라 김밥이나 치킨, 닭강정 등 냄새가 쉽게 퍼지는 음식을 먹을 경우 주변 승객에게 불편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온라인에서도 "먹을 수 있다는 것과 남에게 불편을 주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본인은 맛있게 먹겠지만 바로 옆 사람은 그 냄새를 피할 곳도 없다", "멀미가 심한 사람에게는 음식 냄새 자체가 고통스러울 수 있다", "두세 시간 정도라면 냄새가 적은 빵이나 간단한 간식으로 대신할 수도 있지 않느냐", "규정에 없다고 모든 행동을 해도 되는 건 아니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특히 공공장소에서는 법이나 규정으로 하나하나 금지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을 위해 스스로 행동을 조절하는 것이 기본적인 매너라는 의견도 적지 않다.
휴대전화로 큰 목소리로 통화하거나 영상을 소리 내서 시청하는 행동이 모든 상황에서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지만, 다수의 이용객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에서는 자연스럽게 자제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것이다.
논쟁은 햄버거에서 끝나지 않는다.
햄버거를 민폐 음식으로 본다면 김밥은 괜찮은지, 김밥도 안 된다면 샌드위치는 가능한지, 커피와 빵, 삶은 계란, 핫도그, 치킨, 닭강정은 어디까지 허용해야 하는지를 두고 또 다른 의견이 나온다.
음식 냄새에 대한 기준은 사람마다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햄버거 냄새를 별로 강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밀폐된 객실에서 나는 햄버거 냄새가 상당히 불쾌할 수 있다.
커피 역시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향이지만 커피 냄새만 맡아도 속이 불편하다는 사람도 있다. 김밥을 즐겨 먹는 사람조차 기차 객실에서 계속 풍기는 참기름 냄새는 부담스럽다고 느낄 수 있다.
결국 특정 음식을 하나씩 정해 허용과 금지를 나누기 시작하면 기준을 정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다고 아무 기준 없이 모두 개인의 판단에 맡기면 승객들 사이에서 비슷한 갈등이 계속 반복될 수 있다.
현재 KTX 객실에서 일반적인 음식 섭취 자체가 일괄적으로 금지돼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승객이 햄버거를 먹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곧바로 규정 위반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규정과 별개로 다른 승객에게 지나친 불편을 줄 정도라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결국 이번 KTX 햄버거 논쟁은 단순히 햄버거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공공장소에서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규정으로 금지되지 않은 행동이라도 주변 사람을 위해 스스로 자제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생활 속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한쪽에서는 자신도 돈을 내고 장거리 열차를 이용하는 만큼 배가 고프면 간단한 식사를 할 자유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같은 돈을 내고 열차에 탄 승객 역시 다른 사람의 음식 냄새에 시달리지 않고 편안하게 이동할 권리가 있다고 맞선다.
누리꾼들의 반응도 팽팽하다.
취식에 찬성하는 쪽에서는 "장거리 기차에서 간단한 식사도 못 한다는 건 너무하다", "햄버거 하나 먹는 데 얼마나 오래 걸린다고 민폐라고 하나", "취식 금지 규정도 없는데 서로 조금씩 이해하면 된다", "출발 전에 밥을 못 먹은 사람도 있을 수 있다", "냄새가 정말 심한 음식만 아니면 괜찮다고 본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반대로 취식에 부정적인 누리꾼들은 "먹을 수 있다는 것과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밀폐된 공간에서 햄버거나 치킨 냄새가 퍼지면 피할 곳도 없다", "본인이 좋아하는 냄새라고 다른 승객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공공장소에서는 규정보다 배려가 먼저다", "간단한 빵이나 냄새 적은 음식도 많은데 굳이 객실에서 냄새나는 음식을 먹을 필요가 있느냐"고 맞선다.
결국 규정만 놓고 본다면 KTX에서 햄버거를 먹는 것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지만, 그 행동을 '민폐'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견이 갈린다.
바로 옆자리 승객이 햄버거 봉투를 꺼내 먹기 시작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할까.
"장거리 열차인데 이 정도 음식은 먹을 수 있다"는 쪽인가, 아니면 "규정상 가능하더라도 밀폐된 객실에서 냄새나는 음식은 자제해야 한다"는 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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