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 초점] 콘서트 이어 영화관까지…특별관까지 번진 암표, 막을 수 있나

영화 오디세이 사진한준구 기자 jungu141298ajupresscom
영화 '오디세이' 특별관이 암표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한준구 기자 jungu141298@ajupress.com]
공연과 스포츠계의 고질적인 병폐였던 암표 문제가 영화관으로 옮겨붙었다. 최근 화제작 '오디세이' 개봉과 맞물려 아이맥스(IMAX), 4DX, 돌비시네마 등 이른바 '특별관'의 명당 좌석을 선점한 뒤 온라인에서 웃돈을 얹어 되파는 부정 거래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일반 상영관에 비해 좌석 수가 한정되어 있고 특수 포맷에 대한 관객 선호도가 뚜렷하다 보니, 암표상들의 집중 타깃이 되며 표를 구하지 못한 일반 관객들의 불만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관람객들의 피해가 커지자 영화진흥위원회(위원장 한상준, 이하 영진위)가 공공 차원에서 처음으로 칼을 빼 들었다. 영진위는 관객 피해 예방 및 공정한 관람 환경 조성을 위해 지난 18일부터 특별관 입장권 부정 거래 정황을 수집하는 상시 제보 창구를 개설하고 본격적인 실태 파악에 돌입했다.

제보 대상은 △특별관 예매 티켓의 웃돈 거래로 피해를 입은 경우 △중고거래 플랫폼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티켓 거래 사이트 등에서 암표 거래 게시글 및 정황을 확인한 경우 △매크로 프로그램 이용이 의심되는 비정상적인 대량 예매 사례를 인지한 경우 등이 모두 포함된다. 제보를 희망하는 관객은 해당 영화명과 상영관(지점), 상영 일시, 좌석 정보와 함께 중고거래 판매 게시물 캡처, 대화 내역, 거래 인터넷주소(URL) 등 증빙 자료를 영진위 전용 이메일로 제출하면 된다.

영진위 공정성장센터 측은 "일부 암표상의 부당 이득 취득 행위는 영화 관객의 정당한 관람 기회를 박탈하고 산업 전반의 신뢰를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라며 "제보자의 신원과 내용은 관련 법령에 따라 철저히 보안이 유지되므로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영진위가 전면에 나선 배경에는 개별 극장의 단속만으로는 점차 교묘해지고 조직화되는 암표 유통을 원천 차단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한계가 깔려 있다. 암표 거래의 1차 방어선인 극장가 역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이어왔다는 입장이다.

CGV 측은 "일부 업체의 비정상적인 예매 행위와 티켓 부정 거래 가능성에 대해 상시 모니터링을 진행하고 있다"며 "공정한 예매 환경을 저해하는 행위가 확인될 경우 이용약관에 따라 계정 이용 제한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극장가 입장에서는 영화관 암표가 새롭게 불거진 이슈가 아닌 만큼, 이전부터 자체 시스템을 통해 지속적으로 단속을 벌여왔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극장들의 지속적인 자체 조치에도 대형 화제작이 개봉할 때마다 매크로 등을 동원한 대규모 암표 거래가 되풀이되자 결국 영진위가 개입을 시작했다. 다만 현 단계에서 즉각적인 행정 처분이나 단속 효과를 기대하기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실제로 18일 상시 제보 창구 개설 이후 암표 관련 제보가 접수되고 있으나 영진위가 직접적인 제재를 가할 법적 권한은 없다. 영진위 측은 이번 조치에 대해 "현황 파악과 향후 방향 설정을 위해 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며 "당장 법령을 적용해 암표상에게 제재를 가하거나 시행할 수 있는 조치가 없는 것은 맞다. 접수된 건들은 확인 후 유통 구조와 피해 실태를 분석하고 있다"고 현 상황의 한계를 인정했다.

당장의 처벌 권한이 없음에도 영진위가 구체적인 팩트 수집에 나선 이유는 결국 '법적 근거 마련'을 위한 뼈대 구축 작업이다. 문체부가 암표 근절을 주요 정책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영화 분야에서도 제도 마련을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한 것이다.

최휘영 문체부 장관은 최근 '국민과 함께하는 두 번째 업무보고'에서 경제성장 엔진 육성과 지역 정주 여건 혁신 등 6가지 핵심 아젠다를 제시하며, 국가 정상화 과제의 일환으로 공연·스포츠 분야 암표 근절을 강하게 짚었다. 오는 28일 시행되는 개정 공연법과 국민체육진흥법에 따라, 매크로 사용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부정 거래를 금지하고 최대 판매 금액의 50배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하는 강력한 기준이 마련됐다. 문체부는 향후 민간협의체 운영을 통해 주요 행사의 모니터링과 단속을 대폭 강화할 방침이다.

영진위가 취합하는 제보 자료는 향후 주요 온라인 거래 플랫폼 및 관계 부처와의 업무 협의, 유통 방지 시스템 개선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실효성 있는 '법 제도 보완'을 이끌어낼 필수적인 기초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문체부가 공연과 스포츠 분야의 암표에 50배 과징금이라는 철퇴를 내린 가운데 영진위의 이번 실태 조사가 영화 관람권 역시 강력한 법적·제도적 제재 테두리 안으로 편입시키는 마중물이 될 수 있을지 영화계 안팎의 이목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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