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아의 아는 맛] 비싸진 치킨에 배달앱 대신 냉동실 연다…식품업계 잇단 출사표

  • 동원F&B '케바삭' 출시 냉동치킨 시장 진출

  • CJ '소바바' 브랜드 독립·BBQ HMR 매출 2배

  • 튀김·코팅 공법 차별화 전문점 식감구현 경쟁

동원FB 케바삭 2종 사진동원FB
동원F&B 케바삭 2종 [사진=동원F&B]

배달 치킨 가격이 2만원을 훌쩍 넘어서면서 냉동치킨이 그 자리를 파고들고 있다. 과거 '배달 치킨 대신 먹는 간편식'에 머물렀던 냉동치킨이 맛과 식감까지 끌어올리며 하나의 선택지로 존재감을 키우는 모습이다.

1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동원F&B는 이날 냉동치킨 브랜드 '케바삭'을 선보이고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신제품은 '케바삭 후라이드 치킨'과 '케바삭 고추마요 치킨' 2종으로, 100% 닭다리살을 사용했다. 에어프라이어로 약 10분간 조리하면 된다.

동원F&B가 내세운 경쟁력은 '바삭함'이다. 튀김 반죽에 미세한 공기 방울을 형성하는 '공기바삭공법'을 도입하고 저온과 고온에서 각각 한 차례씩 튀기는 '더블프라잉공정'을 적용했다. 제품명 '케바삭' 역시 갓 튀긴 치킨을 먹을 때 나는 바삭한 소리에서 착안했다.

케바삭은 동원F&B가 최근 충북 진천에 준공한 진천 제2사업장에서 생산된다. 이곳에는 냉동치킨 생산을 위한 유럽의 첨단 생산설비와 품질관리 시스템이 구축됐다. 튀김유 산패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튀김 설비의 온도 편차를 최소화해 제품별 품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식이다. 단순히 신제품을 추가하는 수준이 아니라 신규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냉동치킨을 새로운 사업군으로 키우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소바바' 브랜드 제품 라인업 [사진=CJ제일제당]
'소바바' 브랜드 제품 라인업 [사진=CJ제일제당]

시장 경쟁에 불을 붙인 곳은 CJ제일제당이다. 2023년 프리미엄 간편식 브랜드 '고메'의 한 제품으로 출발한 '소바바 치킨'은 올해 1분기 기준 누적 매출 2500억원, 판매량 2500만봉을 기록했다. 2024년 9월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선 데 이어 빠르게 몸집을 키우자 CJ제일제당은 지난 6월 소바바를 독립적인 치킨 전문 브랜드로 출범시켰다.

CJ제일제당은 독립 브랜드 출범에 맞춰 소바바의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기존 소이허니·양념허니·마쏘킥·레드핫에 후라이드 라인인 '황금홀릭'을 새롭게 추가했다. 지난 3월 말 먼저 선보인 '황금홀릭 후라이드 순살 치킨'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매출 60억원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닭다리와 날개, 몸통 등을 담은 뼈 있는 치킨을 출시하며 제품 선택지를 넓혔다.

치킨 프랜차이즈에서는 BBQ가 HMR 사업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1분기 HMR 중심 유통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제품 종류는 56.3% 늘었고 판매 채널은 지난해 11개에서 올해 18개로 63.6% 확대됐다. BBQ몰과 온라인 직매입 채널, 대형마트, 홈쇼핑 등으로 판매처를 넓히며 매장 밖에서도 브랜드를 찾는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맘스터치는 HMR 순살치킨 브랜드 '또잇치킨'을 통해 맵치즈·양념·허니갈릭 등 3종을 판매하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말 '쉐푸드 소빠닭' 단종 이후 냉동치킨 시장 재진입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지난달 '꽈사삭 크리스피 치킨', '꽈사삭 핫크리스피 치킨', '슈프림치킨', '고추마요치킨' 등 4종의 품목제조보고를 마쳤다. 정식 출시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으나, 신제품 출시를 위한 사전 정비 작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맘스터치 또잇치킨 3종 사진맘스터치
맘스터치 또잇치킨 3종 [사진=맘스터치]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진 배경에는 냉동치킨 시장의 성장세가 있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냉동치킨 시장은 2022년 약 1400억원에서 지난해 1600억원대로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상온 제품을 포함한 가공치킨 시장으로 범위를 넓히면 5000억원대에 이른다.

외식물가 상승으로 냉동치킨의 가격 경쟁력은 한층 부각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치킨 물가지수는 132.06으로 3년 전 같은 달보다 10.8%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외식물가 상승률인 8.9%를 웃돈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한 마리를 주문하면 메뉴에 따라 2만원대 중후반에 이르고 배달비까지 더할 경우 3만원 안팎을 지불해야 한다. 냉동치킨은 한 봉을 1만원 안팎에 구입할 수 있고 필요한 양만 조리해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냉동식품의 약점으로 꼽혔던 식감이 개선된 점도 수요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에어프라이어가 대중화된 데다 식품업체들이 튀김과 코팅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집에서도 갓 튀긴 치킨에 가까운 식감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CJ제일제당은 소스코팅 기술을, 동원F&B는 공기바삭공법과 더블프라잉공정을 앞세우는 등 업체별 제조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외식 치킨 가격에 대한 소비자 부담이 커진 데다 에어프라이어 보급 이후 냉동치킨의 맛과 품질도 크게 개선되면서 관련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며 "기존 업체의 브랜드 확대와 신규 업체 진입이 이어지면서 전문점 수준의 맛과 식감을 얼마나 구현하느냐가 시장 경쟁력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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