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특별법 1호는 비수도권?…용인 클러스터 속도전 제동 걸리나

  • '비수도권 우선' 시행령 의결…지원 순위서 배제 위기

  • 전력·용수 등 인프라 적기 개통 차질…'타임라인 미스매치'

  • "지방 균형발전 속 용인 팹 '핀셋 지원' 절실"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의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 [사진=SK하이닉스]


반도체특별법 시행에도 당장 내년 가동을 앞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정부 지원 대상에서 뒤로 밀릴 처지에 놓였다. 클러스터 지정 시 '비수도권 우선 고려' 조항이 막판 변수로 떠오르며 수백조 원을 투입해 막바지 공사 중인 용인 팹의 적기 가동에 경고등이 켜졌다.

반도체 산업의 국가적 육성과 전방위적 생태계 지원을 골자로 한 '반도체산업 경쟁력 강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반도체특별법)'과 시행령이 11일 전격 발효된다. 전력·용수 등 핵심 인프라 구축 비용의 국비 지원과 인허가 패스트트랙, 세제 혜택 등을 법제화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주도권 경쟁 속에서 국내 생태계의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종합 지원책이다.

10일 관계 부처와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특별법 시행에 따른 '제1호 반도체 클러스터'는 호남, 충청 등 비수도권 후보지에 돌아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부가 지난 4일 국무회의에서 '클러스터 지정 시 수도권 외 지역을 우선 고려한다'는 내용의 시행령을 의결하면서다.

내년 상반기 용인 팹 1기 가동을 앞둔 SK하이닉스는 물론 연내 부지 조성을 끝낼 예정인 삼성전자 역시 인프라 지원 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행 법안상 클러스터 우선 지정 대상에서 후순위가 되면 지자체 인허가 타임아웃제(신청 후 자동 승인)와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각종 환경·안전 규제 유예 대상에서도 밀린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요 지역 거점에 대규모 반도체 투자를 추진 중인 만큼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지역균형발전 정책에 따른 수혜를 기대해 볼 수는 있다. 삼성전자는 광주 차세대 팹과 천안·아산의 첨단 패키징(AVP) 거점을 확충할 계획이며 SK하이닉스도 청주 등 비수도권 반도체 벨트 구축에 수십조 원 투입을 예고했다.

문제는 반도체 타임라인의 미스매치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에 대응해 용인 팹 조기 가동에 사활을 건 상황에서 정부와 지자체의 각종 지원책이 배제될 경우 초고압 변전소 인근 송전선로 매설이나 용수 통합 수송관로 연결 등 핵심 연계 인프라의 최종 개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마련한 용인 산단 전용 LNG 열병합발전소는 지역 주민 반대와 환경영향평가 및 인허가 절차 차질로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비수도권 균형발전 취지를 살리면서도 용인 클러스터의 속도전을 보장할 '트랙 분리'와 '핀셋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한다. 클러스터 지정 순위와 무관하게 이미 착공된 초대형 팹의 전력·용수 인프라는 국가 안보 차원의 특수 사례로 분류해 별도 예산과 행정력을 우선 투입하는 유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석좌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팹 가동 타이밍을 놓치면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권을 빼앗기는 속도전"이라며 "이미 천문학적 자본과 공력이 들어간 가동 직전의 팹은 일반 인프라 사업과 구분해서 국비 지원과 행정 절차가 차질 없이 원스톱으로 이어지도록 우선 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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