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신간] 뇌는 왜 자꾸 사랑했던 사람을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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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의 발견
 

슬픔의 발견=바버라 블래츨리 지음, 제효영 옮김, 디플롯

사랑하는 사람이 죽었다는 사실도, 다시 만날 수 없다는 사실도 안다. 그런데 왜 우리는 이를 단번에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 신경과학자인 저자는 2018년 36년을 함께한 남편 크리스토퍼와 사별한 뒤 컴컴한 집을 하염없이 돌아다녔다. 쉴 새 없이 걷고 또 걸었고, 낯선 사람들의 얼굴에서 남편의 얼굴을 봤다. 

상실의 고통 속에서 몸부림치던 저자는 질문했다. 왜 우리는 떠난 사람을 계속 찾는가. 슬픔은 왜 이리 오래가는가. 사별 후 쓰기 시작한 일기와 신경과학·심리학 연구 등을 토대로 이에 대한 답을 찾아간 결과가 <슬픔의 발견>이다. 부제 '상실, 그 이후의 삶을 헤아려본 과학의 응답'이 보여주듯, 뼈저리게 느낀 상실의 아픔을 과학을 통해 들여다본다. 

가령 떠난 사람을 찾아 헤매는 행동은 어린아이의 '분리 반응'과 닮았다. 엄마와 떨어진 아이는 큰 소리로 울고 사방을 돌아다니며 엄마를 찾는다. 다시 만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진화한 행동이다. 성인도 다르지 않다.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이 영원한 이별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자꾸 그를 그리워하고 찾아 헤맨다. 사랑했던 뇌는 엄마를 잃은 아이처럼 한동안 떠난 사람을 계속 찾는다.

책은 사별의 슬픔이 일으키는 스트레스와 몸의 변화, 상실의 감정이 오래 지속되는 이유, 심리적·육체적 고통의 역할, 적응과 회복 등을 다룬다. 저자는 슬픔을 극복하거나 없애야 할 것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대신 왜 죽은 사람을 자꾸 찾는지, 왜 잠들지 못하는지, 한동안 잠잠했던 고통이 왜 문득 되살아나는지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저자는 "잊지 말자. 시간이 흐르면 나아지고 괜찮아진다"고 위로하면서도, "시간이 흘러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꼭 누군가와 이야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볼비와 아처, 프로이트와 네스의 이론을 모두 합쳐서 사별의 슬픔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설명한 인지-진화 이론도 있다. 이 이론에 따르면,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과 사별한 직후에 전형적인 분리 반응을 보인다. 즉, 그 사람을 그리워하고, 사방을 돌아다니며 찾고, 초조함을 느끼는 등 어릴 때 중요한 사람과 떨어졌을 때 그 사람과 다시 만날 확률을 높이게끔 진화한 행동을 보인다. 그러다가 사별은 영원한 이별임을 깨달은 후 서글픔을 느끼며 떠난 사람에 관해 생각하고, 그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다시 삶의 방향을 잡고 재정비한다." (44쪽) 
 
번영의 대가
 

번영의 대가=수닐 암리스 지음, 추선영 옮김, 이봄. 

예일대학교 역사학 석좌교수인 저자는 지난 800년의 세계사를 따라가며 '우리가 누리는 번영은 무엇을 대가로 얻은 것인가'라고 묻는다. 책은 사람과 상품, 작품, 동물, 하물며 병원균까지 길을 따라 이동한 몽골제국에서 시작해, 거대한 이동이 바다로 확장된 대항해시대를 거쳐, 산업혁명, 제2차 세계대전 등을 다룬다. 저자는 인간에겐 번영이 지구환경을 재편하고 파괴했다고 짚으면서도, 기아와 질병을 줄이는 등의 긍정적 성취를 이룬 점도 인정한다. 다만, 그 번영의 혜택과 그에 따른 비용이 누구에게 돌아갔는지 물으며, 앞으로 어떤 삶을 '번영'이라고 부를 것인가를 독자들이 생각토록 한다. 


"1942년 5월 히틀러는 식량을 차지하기 위한 투쟁을 다음과 같이 묘사했다. '우리는 식량을 차지하기 위해, 삶의 기초를 확보하기 위해, 지구가 제공하는 원자재를 거머쥐기 위해, 토양 아래 묻혀 있는 천연자원을 손에 넣기 위해, 토양이 토양을 경작하는 사람에게 제공하는 결실을 얻기 위해 싸운다.' 제2차세계대전이 장기화될 조짐이 역력해짐에 따라 독일이 점령한 지역에서 생산된 식량이 독일의 전투 능력을 좌우하게 되었다. '하나도 곡식, 둘도 곡식, 셋도 곡식'이라는 한 나치 지역 책임자의 발언을 통해 독일이 병탄한 폴란드 지역에 요구한 것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다." (2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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