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박상철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장 "연구·생산·인력 상시 협력을"

  • "팬데믹 터진 뒤 준비하면 늦어"

  • 백신 개발 넘어 생태계 조성해야

박상철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회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박상철 국제백신연구소 한국후원회 회장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과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은 국제백신연구소(IVI)의 역할을 넓힌 분기점이었다. 메르스 사태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코로나19 국면을 거친 IVI는 정부 지원과 해외 재단 후원을 확대하며 백신 연구뿐 아니라 인력 양성, 분석법 표준화, 국제 협력 역량까지 강화했다.

박상철 IVI 한국후원회 회장은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코로나19를 겪으며 다음 팬데믹에 대비하려면 평소 연구와 생산, 인력과 데이터를 나누는 국제 협력 체계를 만들어둬야 한다"고 제언했다.

IVI는 코로나19 이후 백신 개발을 넘어 글로벌 백신 생태계 기반을 구축하는 기관으로 역할을 넓히고 있다. 국제백신학과정과 글로벌 바이오 인력 양성 허브(GTH-B)가 대표적이다. 국제백신학과정은 지난해 서울·스톡홀름·키갈리에서 운영됐고, GTH-B는 백신·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과 품질관리, 업스트림 제조 등을 교육했다. IVI는 지금까지 백신 관련 인력을 8000명 이상 교육했다.

박 회장은 "각국에 백신을 개발하고 생산할 수 있는 인력이 있어야 위기 때 백신을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 역량도 강화됐다. IVI는 WHO와 국제 파트너들이 백신 평가에 필요한 표준물질과 분석 체계를 구축하는 과정에 참여했다. 코로나19 변이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등 신종 감염병에 대한 면역원성 분석법을 개발하고, 관련 기술을 협력 기관에 이전하는 작업도 진행했다.

박 회장은 WHO가 관리하는 잠재적 위험 감염병 목록을 바탕으로 후보물질과 생산 플랫폼, 임상시험 네트워크를 미리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팬데믹이 발생한 뒤에야 연구와 생산 기반을 마련하려 하면 신속한 대응이 어렵다"며 "항시 다음 감염병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IVI는 지난해 국제 파트너들과 북유럽 백신회의를 열고 백신 연구·제조·팬데믹 대비를 위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북유럽 각국의 연구·산업·공중보건 역량을 연결해 위기 대응 속도를 높이려는 취지였다.

이 같은 국제 협력을 지속하려면 안정적인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 박 회장은 "연구소 운영에는 상당한 재원이 필요하다"며 "국제기구와 해외 재단, 기업의 후원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콜레라처럼 공중보건상 중요하지만 수익성이 낮은 백신은 시장 논리만으로 개발하기 어렵다. IVI가 유바이오로직스에 기술을 이전한 경구용 콜레라 백신은 52개국에 2억4000만 도스 이상 공급됐다. 이런 성과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국가와 국제기구의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박 회장은 설명했다. 

박 회장은 "백신을 생산하는 것을 넘어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임상시험을 수행하며 국제사회에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이어가기 위해 정부와 기업, 대학, 병원, 국제기구가 상시 협력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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