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정책의 명분과 취지가 아무리 그럴듯해도 현실적인 실현 가능성과 정책적 효과를 따져보면 우려와 반발이 앞선다. 단지 등록금을 면제해 준다고 해서 청년 유출과 지역 소멸을 막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한계가 명확하다. 수도권 선호 현상의 본질은 대학 등록금 액수가 아니라 졸업 후 일자리, 정주 여건, 삶의 질을 결정짓는 인프라의 격차에 있기 때문이다. 양질의 일자리와 미래 비전이 담보되지 않는 상태에서 단순히 등록금을 지원하는 방식만으로는 수도권 이탈을 일시적으로 유예할 뿐, 지역 인재의 유출을 막는 근본적인 해법이 될 수 없다.
수천억 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 조달이 가능한지도 의문이다. 신입생 수가 수만 명에 달하는 지방국립대 전체의 등록금을 면제하려면 매년 최소 2000억 원에서 최대 4000억 원 이상의 재정이 지속적으로 투입돼야 한다. 세수 부족과 국가 재정 부담이 누적되는 상황에서 단발성 구상에 그치지 않고 안정적인 예산을 지속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지 명확한 재원 조달 방안이 제시되지 않았다.
더 큰 문제는 한국 고등교육의 80%를 담당하고 있는 사립대학에 대한 역차별이다. 이번 방안이 발표되자 사립대학 현장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황인성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사무총장은 “지금 학생들이 돈이 없어서 대학에 못 가는 것이 아니다. 이번 정책은 국립대의 질적 개선이나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선심성 정책”이라며 “정부 지원이 거점국립대와 메가시티 위주로 쏠린다면, 중소도시에 위치해 지역 생태계를 함께 받치고 있는 수많은 지역 사립대는 붕괴를 피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국립대가 담당해야 할 역할은 사립대와의 불공정 경쟁을 통해 학생을 싹쓸이하는 것이 아니라, 기초학문 육성과 지역 사립대와의 자원 공유, 우수 교원 및 첨단 기자재의 공동 활용 등 고등교육 생태계 전체의 상생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단순한 등록금 면제라는 파격적 지원책만으로는 교육의 질적 강화는커녕 대학 간 갈등만 증폭시킬 뿐이다. 교육부는 지방 국립대 무상교육 추진을 일방적으로 강행할 것이 아니라, 예산 조달의 실효성을 재점검하고 사립대에 대한 형평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고등교육 전반의 종합적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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