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어권 국제통신사 EFE가 31일(현지시간) 이 대통령의 아르헨티나 방문 일정에 맞춰 공개한 서면 인터뷰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리튬 생산 분야에서 축적한 성공적인 협력을 토대로 이번 방문 중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대표적인 협력 사례로 포스코의 살 데 오로 프로젝트를 꼽았다. 포스코의 아르헨티나 현지 법인이 살타주와 카타마르카주에서 추진하는 이 사업은 염수 리튬 채굴과 가공부터 리튬 화합물의 상업 생산까지 이 대통령이 이번 순방에서 언급한 이른바 ‘가치사슬’을 포괄하고 있다.
아르헨티나에서 리튬 원료를 들여오는 수준을 넘어 현지 생산과 가공, 부가가치 창출을 결합한 사업이다. 한국 기업에는 안정적인 핵심광물 공급망을 제공하고 아르헨티나에는 광물산업 고도화와 일자리 창출의 기회를 제공하는 상생 모델로 평가된다.
에너지 분야에서는 HD현대오일뱅크가 올해 처음으로 아르헨티나산 원유를 구매한 것을 예로 들었다. 양국 간 에너지 협력이 논의를 넘어 실제 거래로 이어지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이 대통령은 특히 대규모 셰일오일·가스전인 ‘바카 무에르타’의 생산 확대를 통해 에너지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전환하고 있는 아르헨티나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카 무에르타는 아르헨티나가 에너지 수출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개발을 확대하고 있는 핵심 생산지다. 한국 정유사와 에너지 기업에는 중동 중심의 원유 도입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는 새로운 공급처가 될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중동 지역에서 발생한 전쟁으로 한국이 수입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는 구조의 취약성이 다시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원유 수입량의 약 70%를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으며 정부는 원유 도입선 다변화를 국가적 우선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이어 아르헨티나가 안정적인 운송 여건을 갖추고 있고 주요 해상 병목 구간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았다. 이러한 조건을 고려하면 아르헨티나가 재편되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이번 방문이 한국과 아르헨티나 에너지 협력의 새로운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 간 협력체계도 강화한다. 이번에 체결할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MOU는 광물 채굴과 가공, 소재 생산과 첨단 제조에 이르는 공급망 전반에서 양국 정부와 기업의 협력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이 될 전망이다.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 재개를 위한 아르헨티나의 지지도 요청할 계획이다. 한국과 메르코수르는 2018년 무역협정 협상을 시작했지만 2021년 이후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앞서 브라질에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오는 12월 메르코수르 정상회의를 계기로 협상 재개를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한 바 있다. 이를 위해서는 브라질과 함께 메르코수르의 회원국인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우루과이, 파라과이의 지지가 필요하다.
EFE는 이 대통령과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밀레이 대통령과 룰라 대통령 간 설전이 벌어진 직후 진행된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다만 이 대통령과의 서면 인터뷰는 양국 정상 간 갈등이 불거지기 전에 이뤄졌다.
이 대통령은 남미 국가들 사이에 무역정책과 국제 현안을 둘러싼 정치적 견해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남미 국가들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영토 분쟁을 해결했고 역내 무역장벽을 낮추기 위해 메르코수르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밀레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핵심광물 공급망과 에너지, 식량안보, 한·메르코수르 무역협정 협상 재개 등을 논의한다. 대한민국 대통령의 아르헨티나 공식 방문은 22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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