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형자가 가상현실 속에서 자신의 범죄 행위와 피해자의 상황을 직접 체험하며 반성하도록 돕는 차세대 심리치료 프로그램이 전국 교정기관에 본격 도입된다.
30일 법무부는 수형자의 인지 왜곡을 개선하고 공격성을 줄이기 위해 개발한 '가상현실(VR) 기반 심리치료 프로그램'의 시범운영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7월 말부터 전국 11개 교정기관에서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이번에 도입된 가상현실 기반 심리치료는 범죄 유형별 특성을 반영한 VR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수형자는 가상공간을 통해 자신이 저지른 범죄 현장속으로 들어가 당시 피해자가 느꼈을 공포·고통을 현실감 있게 체험하게 된다. 이를 통해 본인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해당 프로그램은 기존의 단순 강의나 대화 중심이었던 집단 심리치료와 결합하여 몰입도와 상황 이해도를 극대화함으로써 치료 효과를 대폭 끌어올리도록 설계됐다.
법무부는 그동안 성폭력(6종), 스토킹(4종), 아동학대(4종), 가정폭력(4종) 등 주요 범죄 유형별로 특화된 VR 콘텐츠를 개발해왔다. 이후 9개 교정기관에서 수형자 392명을 대상으로 시범운영을 실시해 기존 치료 방식과의 효과를 비교 분석해 도입을 준비했다.
시범운영 결과 VR 심리치료를 병행한 수형자 집단은 기존 집단 심리치료만 받은 집단에 비해 주요 평가 지표에서 눈에 띄는 긍정적 변화를 보였다.
범죄를 정당화하는 인지왜곡 개선율의 경우 성폭력 사범은 18.1%(기존 9.0%), 스토킹 사범은 17.2%(기존 7.6%), 아동학대 사범은 17.1%(기존 15.0%)로 나타나 전 분야에서 확연히 높은 개선 효과를 기록했다.
공격성 및 폭력 허용도 역시 크게 감소했다. 성폭력 사범의 공격성 감소율은 14.2%로 기존 방식(2.4%)을 크게 앞질렀으며, 아동학대 사범 또한 11.2%(기존 4.1%) 감소한 것으로 측정됐다.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는 공감능력 향상 폭도 컸다. 특히 기존 집단 치료에서 오히려 공감능력이 소폭 감소했던 스토킹(-0.6%), 아동학대(-0.2%), 가정폭력(-2.2%) 사범들도 VR 프로그램을 거친 후에는 각각 7.8%, 2.2%, 4.4% 상승하며 반전된 결과를 나타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한 수형자는 "장면이 너무 생생해 예전 그날로 돌아간 듯했고, 과거의 나를 상대하는 것이 부끄럽고 힘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다른 아동학대 수형자 역시 "학대 장면에서 내가 아들에게 했던 모습과 아이가 느꼈을 무서움 때문에 깊은 미안함이 들었다"고 반성어린 태도를 보였다.
법무부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7월말부터 11개 교정기관에 VR 심리치료를 정식 도입하는 한편, 향후 운영 성과를 지속적으로 분석해 범죄유형별 콘텐츠를 더욱 고도화할 방침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가상현실 기반 심리치료는 수형자가 자신의 왜곡된 사고를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피해자의 관점을 생생히 체험해 실질적인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새로운 기법"이라며 "앞으로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심리치료 프로그램을 확대해 수형자의 건전한 사회복귀와 재범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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