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증시 뒤흔든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日증시로 확산하나…키옥시아 '타겟'

  • 키옥시아 연계 ETF 최소 9개 승인 대기…주가 변동성 확대 우려

  • 키옥시아 시작으로 소프트뱅크·닌텐도 등 日 주요 종목까지 상장 채비

키옥시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키옥시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한국 증시에서 반도체주 변동성을 키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일본으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에서 키옥시아홀딩스 주가의 일일 수익률을 2배 또는 마이너스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 잇따라 상장을 추진하면서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코기스트래티지스와 그래닛셰어스어드바이저스, 터틀캐피털매니지먼트 등 미국 자산운용사들은 키옥시아 주식이나 미국예탁증권(ADR)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 금융당국에 제출된 서류를 보면 키옥시아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거나 주가 하락 때 2배의 수익을 내도록 설계된 인버스 상품 등 최소 9개 ETF가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 기준 일본 기업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의 기초자산이 되는 것은 키옥시아가 처음이다.

터틀캐피털은 이르면 다음 달 'T-렉스 2배 롱 키옥시아 데일리 타깃 ETF'를 출시할 예정이다. 매슈 터틀 터틀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미국 투자자들이 접근하고 싶어 하는 흥미로운 일본 기업이 많다"며 "일본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다음 물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키옥시아가 이미 일본 주요 종목 가운데 변동성이 가장 큰 기업이라는 점이다. 키옥시아는 인공지능(AI) 반도체 투자 기대에 힘입어 지난 6월 초 일본 시가총액 1위에 올랐지만 이후 AI 투자 과열 우려가 확산하자 시가총액이 빠르게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본격적으로 거래되면 키옥시아의 주가 등락이 더욱 증폭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레버리지 ETF는 기초자산의 하루 수익률을 일정 배수로 추종하기 위해 매일 주식이나 선물·옵션, 스와프 등의 보유 비중을 조정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주가가 오르면 기초자산을 추가로 사고, 주가가 내리면 보유 물량을 줄이는 거래가 발생한다. 헤지펀드와 시장조성자들이 예상되는 리밸런싱에 앞서 매매에 나설 경우 기존 주가 흐름이 한쪽 방향으로 더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설명했다.

앤드루 잭슨 오르투스어드바이저스 일본 주식 전략 책임자는 "레버리지 ETF는 정상적인 시장 작동 방식을 왜곡하고 변동성을 크게 높인다"며 "특히 AI 관련 주식에서 나타나는 과도한 움직임을 더욱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증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부작용을 먼저 경험한 시장으로 거론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상품에 대규모 자금이 몰리면서 관련 종목의 변동성이 확대됐고, 한국 금융당국은 단일종목 상품의 신규 상장을 중단했다.

최근 30거래일간 변동성을 연환산한 코스피지수의 변동성은 75%를 웃돌았다. 같은 기준 닛케이225지수는 37%, 홍콩 항셍지수는 22%,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3% 수준이었다.

일본에서는 분산투자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개별 종목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의 자국 증시 상장이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일본 투자자들은 현지 증권사를 통해 미국 등 해외 증시에 상장된 관련 상품을 거래할 수 있다.

미국 운용사들의 관심은 키옥시아에 그치지 않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과 닌텐도, 도쿄일렉트론, 도요타자동차, 후지쿠라, 레이저텍 등을 추종하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미국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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