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2026년 재무제표 심사에서 '투자부동산 회계처리'를 중점 점검 대상으로 처음 선정했다. 임대 목적으로 보유한 부동산을 유형자산으로 잘못 분류하거나, 투자부동산의 공정가치 정보를 주석에 충분히 공시하지 않는 사례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투자자도 회사가 보유한 부동산이 재무제표에 어떻게 적혀 있는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같은 토지와 건물이라도 회사가 어떤 목적으로 보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재고자산, 유형자산, 투자부동산으로 나뉜다.
투자부동산은 기업이 임대수익이나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보유하는 토지와 건물을 말한다. 예를 들어 제조기업이 다른 회사에 빌려주기 위해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다면 회계상 투자부동산으로 분류된다.
투자부동산은 회사의 본업에 직접 쓰이는 자산이 아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이 부동산이 얼마나 임대수익을 내고 있는지, 현재 가치는 얼마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재무제표 주석을 보면 투자부동산의 장부금액과 공정가치, 임대수익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유형자산은 공장이나 사옥처럼 회사가 영업에 직접 사용하는 부동산이다. 제빵회사가 빵을 생산하기 위해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면 이 공장은 유형자산에 해당한다.
이 경우 공장이 회사의 본업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이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만약 공장 규모는 계속 커지는데 영업이익이 줄고, 가동률도 낮아진다면 회사가 공장과 설비를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건설사나 부동산 개발회사처럼 부동산을 사고파는 것이 주된 사업인 회사도 있다. 이들 회사가 판매를 목적으로 지은 아파트나 건물은 재고자산으로 분류된다. 같은 건물이라도 직접 사용할지, 임대할지, 판매할지에 따라 재무제표에 적히는 항목이 달라지는 셈이다.
재고자산으로 분류된 부동산은 정상적인 영업주기 안에 팔리는지가 중요하다. 예를 들어 건설사가 분양을 위해 지은 아파트가 오랫동안 팔리지 않는다면 미분양 가능성을 의심해볼 수 있다. 만약 판매를 통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장부금액보다 낮아졌다면 회사는 재고자산평가손실을 반영해야 한다.
회사는 투자부동산을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재무제표에 반영한다. 처음 매입한 가격을 기준으로 기록하는 원가모형과 현재 시세를 반영하는 공정가치모형이다.
원가모형을 적용하면 부동산 가격이 올라도 재무제표에 적힌 금액은 바로 바뀌지 않는다. 감가상각을 하지 않는 토지와 달리 건물은 시간이 지나면서 가치가 줄어든다고 보고 감가상각을 반영한다. 원가모형을 적용한 회사의 경우 재무제표 주석을 통해 공정가치를 따로 공개한다.
공정가치모형은 현재 부동산 시세를 재무제표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평가이익이 생겨 순이익이 늘어난다. 반대로 가격이 떨어지면 평가손실이 발생해 순이익이 줄어든다.
투자부동산 가격이 올라 순이익이 늘었더라도 실제 현금이 회사로 들어온 것은 아닐 수 있다. 부동산을 매각한 것이 아니라 재무제표상 평가금액만 늘어난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부동산 시장이 하락하면 본업과 무관하게 실적이 나빠질 수 있다. 투자부동산 평가손실이 순이익을 끌어내릴 수 있어서다.
투자부동산 규모가 크다고 무조건 재무상태가 좋은 것도 아니다. 회사가 여유자금으로 부동산을 샀을 수도 있지만, 빚을 내서 매입했을 가능성도 있다. 임차인을 구하지 못해 공실이 생기면 임대수익도 줄어들 수 있다.
결국 재무제표에서 부동산의 금액만 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투자자는 재고자산이라면 잘 팔리고 있는지, 유형자산이라면 본업에서 제대로 활용되고 있는지, 투자부동산이라면 임대수익과 시장가치가 적정한지를 따져봐야 한다. 재무제표의 계정과목은 회사가 부동산을 왜 보유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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