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티 홍해 봉쇄 위협에 유조선 잇단 회항…亞 정유사는 '4주 추가 소요' 수에즈 우회 타진

  • 후티 경고 후 24시간 동안 선박 6척 항로 변경

  • 우회 시 운송 기간 최대 4주 증가…운임·연료비 부담 확대

예멘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 해안에 선박들이 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예멘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 해안에 선박들이 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예멘의 친이란 무장세력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면서 홍해를 오가던 유조선들이 잇따라 항로를 변경하고 있다. 아시아 정유업체들은 사우디산 원유를 수에즈운하와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쳐 들여오는 장거리 우회로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후티는 사우디에 대한 해상 봉쇄 경고 이후 최근 24시간 동안 선박 6척이 항로를 변경했다고 밝혔다.

앞서 후티 산하 인도주의작전조정센터(HOCC)는 글로벌 해운사들에 이메일을 보내 "사우디 모든 항구에서 선박의 화물 선적과 하역을 금지한다"고 경고했다. 후티가 운영하는 사바통신은 선박들이 경고를 받은 뒤 항로를 변경했다고 전했지만 구체적인 선박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러한 경고 이후 사우디산 원유를 실은 일부 유조선은 홍해에서 운항을 중단하거나 수에즈운하를 향해 북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중국 선박 여러 척과 그리스 해운사 다이나콤 탱커스가 관리하는 유조선도 회항한 것으로 파악됐다.

후티의 위협이 커지면서 아시아 정유업체들도 사우디 홍해 연안 얀부항에서 출발한 원유를 북쪽으로 운송해 수에즈운하를 통과한 뒤 희망봉을 돌아 아시아로 가져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얀부항에서 홍해를 남하해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하는 기존 항로와 반대 방향으로 크게 우회하는 방식이다.

현대오일뱅크도 얀부항에서 원유를 싣고 한국으로 향할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을 물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에즈운하의 흘수 제한을 고려해 이집트 수메드 송유관을 함께 이용하는 조건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정보업체 LSEG와 해운 데이터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얀부항에서 인도 서해안으로 향하던 라이베리아 선적 유조선 로도스호도 방향을 틀어 수에즈운하를 목적지로 표시했다.

분석가들은 이 같은 우회 항로를 이용할 경우 운송 기간이 최대 4주 늘어나 운임과 연료비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맷 스미스 케이플러 원자재 리서치 책임자는 “유조선들의 운항 행태가 달라지고 있다는 것은 선사들이 후티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운항이 차질을 빚으면서 홍해는 핵심 대체 수송로로 부상했다. 지난달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통과한 사우디의 원유와 석유제품 물량은 하루 400만 배럴을 넘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은 "호르무즈 해협의 우회로로 중요성이 커진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위협은 공급 불안을 더욱 키운다"며 "석유 안보에 안일하게 대처할 여유가 없다"고 경고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만나 후티 반군이 홍해 봉쇄를 선언한 것에 대해 "지금까지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면서도 "그런 일이 발생한다면 우리가 처리할 것"이라고 대응 의지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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