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기본·원칙·상식] 트럼프의 신무기 '관세법 338조'…관세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4월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를 발표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새로운 관세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한 상호관세가 미국 대법원의 제동에 부딪히자 이번에는 1930년 관세법 338조를 활용해 캐나다산 제품에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수십 년 동안 사실상 사문화됐던 조항이 트럼프의 손에서 새로운 통상 무기로 되살아난 것이다.

338조는 외국 정부가 미국 제품이나 기업을 차별하거나 미국의 상업에 불리한 조치를 취할 경우 대통령이 추가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이다. 현대 통상정책에서는 거의 사용된 적이 없어 존재 자체를 아는 사람도 많지 않다. 하지만 트럼프에게는 오히려 이런 점이 매력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기존 통상정책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수단이기 때문이다.

다른 조항들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분명해진다.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관세의 근거로 사용되는 무역법 122조는 150일 동안 최대 15%의 관세만 부과할 수 있는 만큼 기한과 관세 폭 모두 제한적이다. 또한 현재 철강, 알루미늄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의 근거로 사용되는 무역확장법 232조는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될 경우에 대한 것으로 과세 대상이 한정되어 있다. 이보다 포괄적인 무역법 301조는 미국무역대표부(USTR)의 조사와 공청회,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 법률적 판단 등 상당한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반면 338조는 301조만큼 복잡한 절차를 요구하지 않으면서도 122조 및 232조보다는 집행 범위가 한층 넓다.

물론 338조 역시 법적 논란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실제 적용 사례가 거의 없고 사법부의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조항의 최종 운명이 아니라 트럼프가 새로운 법적 권한을 계속 발굴하며 관세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사례는 트럼프식 통상정책의 특성을 보여준다. 하나의 법적 수단이 막히면 다른 법률을 찾아내고, 기존에 거의 사용되지 않았던 조항까지 사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가 앞으로도 각종 법적 조항을 적극 활용하며 관세 정책을 이어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는 한국에게 있어서도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자동차와 반도체, 철강, 배터리 등 미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산업이 많은 만큼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는 곧 우리 기업의 경영환경 변화로 이어진다. 설령 한국이 직접적인 대상이 아니더라도 미국의 새로운 관세는 글로벌 공급망을 흔들면서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된다. 관세가 협상 수단으로 활용되는 빈도가 높아질수록 기업들의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 역시 미국이 어떤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지를 따지는 수준을 넘어 어떤 법률을 근거로 삼을 수 있는지까지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 미국 통상법의 구조와 대통령의 권한, 사법부의 판단 가능성까지 상시 모니터링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앞으로의 통상전쟁은 관세율 경쟁이 아니라 법률과 제도의 경쟁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사라지더라도 계속 남아있으면서 영향력을 발휘할 가능성이 크다.

이제 한국도 미국 통상법의 변화를 읽는 능력을 국가 경쟁력의 일부로 키워야 한다. 미국이 어떤 '신무기'를 꺼내 들더라도 흔들리지 않을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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