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를 놀이처럼 견딘다"…외신이 본 한국의 '거지맵'

  • 이용자 제보로 저가 식당 공유…출시 한 달 만에 누적 방문자 130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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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한 끼를 저렴하게 해결할 수 있는 식당 정보를 공유하는 국내 온라인 서비스 '거지맵'이 외신의 주목을 받았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한국 청년층이 고물가와 취업 불안 속에서 절약을 하나의 놀이와 공동체 활동으로 바꾸고 있다며 거지맵을 소개했다. SCMP는 거지맵을 "8000원 이하의 저렴한 식당을 찾는 과정을 온라인 유행으로 만든 참여형 플랫폼"이라고 설명했다.

거지맵은 이용자가 직접 저렴한 식당 정보를 등록하는 온라인 지도 서비스다. 이용자가 식당 상호와 메뉴, 가격, 카테고리 등을 입력하면 지도에 해당 매장이 표시된다. 다른 이용자는 등록된 식당의 정보와 후기를 확인할 수 있다.

주요 등록 기준은 한 끼 가격 8000원 안팎이다. 다만 가격이 8000원을 넘더라도 음식의 양이 많거나 고기 등 상대적으로 단가가 높은 식재료가 포함되는 등 가성비를 인정할 만한 이유가 있으면 등록될 수 있다.

운영자는 이용자들이 올린 정보를 사후 검토한다. 8000원이 넘는 식당이 별다른 가성비를 갖추지 못했다고 판단되거나 홍보성 게시물로 의심되면 삭제하는 방식이다.

 
서울 마포구∼서대문구 일대 거지맵 목록
서울 마포구∼서대문구 일대 '거지맵' 목록

거지맵은 지난 3월 20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출시 약 2주 만에 이용자 57만명을 모았고, 4월 23일 기준 누적 방문자 수는 130만명을 넘어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대학생 커뮤니티,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빠르게 알려졌다.

서비스를 만든 사람은 30대 개발자 최성수 씨다. 최씨는 IT업계에서 일하다 구조조정으로 회사를 떠난 뒤 식비를 줄이기 시작했다. 하루 식비를 1만~1만 2000원 정도로 제한하고 도시락을 싸거나 배달 음식을 여러 끼로 나눠 먹으며 생활한 경험이 거지맵 개발로 이어졌다.

최 씨는 저렴한 식당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지도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지도 기반 웹페이지를 제작했다. 식당 정보를 운영자가 일일이 입력하는 대신 이용자들이 직접 제보하고 수정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구성했다.

'거지맵'이라는 이름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등을 통해 확산한 절약 모임 '거지방'에서 따왔다. 거지방에서는 이용자들이 하루 동안 지출한 내용을 공유하고 서로 절약 여부를 평가한다.

최 씨는 거지맵이라는 이름과 관련, 어려운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해학적으로 풀어내며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연대를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CMP는 거지맵의 인기가 한국 청년층이 직면한 경제적 부담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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