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생존의 조건④] '1세대 디벨로퍼' 피데스, 손익 누수 딛고 '체질 시프트' 박차

  • 지난해 매출 752억원으로 8.4%↑…원가·금융비용 부담에 적자는 지속

  • 완성건물 재고 동결 속 차입금 만기 연장…유동성 하방 압력 가중

  • R&D 기반 '트렌드 기획' 독자 자생이 관건…독립 디벨로퍼 활로 모색

인스케이프 양양 by 파르나스 사진피데스개발 홈페이지
인스케이프 양양 by 파르나스. [사진=피데스개발 홈페이지]

'1세대 디벨로퍼' 피데스개발이 트렌드 기반의 상품 기획력과 컨설팅 중심의 사업 구조로, 고금리와 부동산 PF 경색 등 대외 악재를 돌파하고 있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피데스개발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752억원으로 전년(693억원) 대비 8.4% 증가했다. 특히 분양수익이 2024년 502억원에서 지난해 750억원으로 늘어나며 견조한 매출 외형을 유지했다.
 
그러나 세부 손익 항목을 보면 분양수익 750억원 중 78.7%에 달하는 591억원이 분양원가로 투입되며 매출총이익률이 하락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미분양 해소를 위해 쏟아부은 대규모 마케팅 비용은 지난해 피데스개발이 지출한 광고선전비(22억원)와 판매촉진비(46억원) 합산 규모가 약 69억원으로, 전체 판매비와 관리비(119억원)의 57.8%를 차지했다. 짓는 비용은 급등하고 파는 비용은 폭증하면서 결국 4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전년(16억원 손실) 대비 적자 폭이 확대됐다.
 
2024년 당시 기록했던 당기순이익 101억원은 투자자산처분이익(209억원) 등 일시적 영업외수익에 기인한 착시로, 지난해에는 일시적 요인이 소멸하며 52억원의 당기순손실로 돌아섰다.
 
차입금 규모의 경우 전년 수준을 유지하며 재무적 관리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단기차입금은 1064억원, 장기차입금은 599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큰 변동이 없었다. 다만 본업에서 발생한 손실보다 금융 비용 등으로 새나가는 영업외손실 구조가 여전히 높다. 지난해 피데스개발의 영업외비용은 135억원으로, 본업 적자 규모(40억원)의 3배를 웃돌았다. 이 중 금융권 이자비용이 126억원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다.
 
적자 누적으로 미처리결손금이 420억원까지 쌓이면서 지난해 말 자본총계도 –381억원을 기록해, 자본잠식 상태가 심화됐다. 이는 과거 호황기 시절 비싸게 매입했던 일부 자산이 묶인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 재무제표상 '완성건물' 재고는 2년 연속 855억원으로 변동 없이 유지됐다. 차별화된 기획 상품을 선보였음에도 여전히 분양 시장 침체 여파로 장기 재고 자산의 유동화가 정체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아울러 대형사들이 자산 매각을 통해 차입금을 실질적으로 상환해 나간 것과 달리, 피데스개발은 지난 한 해 동안 신규 차입과 상환 규모가 각각 90억원대 안팎으로 유사해 기존 차입금의 만기를 연장하는 재무적 고착 상태를 나타냈다. 이로 인해 기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 잔액 역시 수백만원 수준으로 타이트하게 관리되는 등 유동성 측면에서의 하방 압력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피데스개발이 유동성 고착을 타개할 승부수로 띄운 핵심 프로젝트의 진척도에 주목하고 있다. 대우건설이 시공을 맡아 강원 양양 낙산해변 인근에 짓고 있는 39층 규모의 초고층 생활숙박시설 '인스케이프 양양 by 파르나스'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7월 기준 분양률을 60% 선까지 끌어올리고, 공정률도 39%를 넘어서 핵심 사업 리스크를 점진적으로 덜어내고 있다는 평이다.
 
피데스개발은 향후 '인스케이프 양양'과 같은 비주택·체류형 복합개발로 리스크를 분산하는 한편, 수천억원대 PF 대출을 일으키는 전통적인 직접 시행 방식에서 벗어나 PM(프로젝트 관리) 및 컨설팅 수익 비중을 높이는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고위험 레버리지 사업을 지양하고 용역 기반의 안정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해 시장 침체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 피데스개발은 자체 연구·개발(R&D) 센터를 통해 격년으로 '공간 7대 트렌드'를 발표하며 업계 내에서 '연구하는 디벨로퍼'라는 독자적인 입지를 다져왔다. 최근에도 2026~2027년판 공간 트렌드 분석을 제안하며 선제적인 시장 대응력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한국디벨로퍼협회장 임기를 마치고 본업으로 복귀한 김승배 대표가 고유의 상품 기획력을 무기 삼아, 중견 독립 디벨로퍼만의 차별화된 자생적 생존 모델을 안착시키는 데 주력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개발업계 관계자는 "대형 프로젝트에 의존하는 대형 시행사들과 달리, 피데스개발은 기획력과 트렌드 분석력을 무기로 가벼운 재무 구조를 지향해 온 중견 디벨로퍼의 대표 주자"라며 "현재 장부에 묶인 완성건물 재고를 점진적으로 해소하고 연간 금융 비용 부담을 완화해 나간다면, 내실 중심의 독자적인 생존 능력을 다시 한번 입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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