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이 7년 만에 찾은 프랑스 파리의 공연장을 9만2000명의 팬으로 가득 채우며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프랑스 대통령 부부까지 현장을 찾아 '아미(ARMY)'와 함께 공연을 즐겼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은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월드투어 '아리랑' 유럽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플로어석을 포함해 총 9만2000명이 공연장을 찾으며 BTS 데뷔 이후 단일 회차 공연 기준 역대 최다 관객 기록을 세웠다.
공연장을 찾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는 객석에서 공식 응원봉 '아미밤'을 든 모습이 중계 화면에 포착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공연 영상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며 "파리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피아니스트 백건우도 가족으로 보이는 일행과 함께 공연을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연은 신곡 '훌리건'으로 시작됐다. 붉은 연막 속에서 멤버들이 등장하자 스타드 드 프랑스는 거대한 함성으로 뒤덮였다. BTS는 새 앨범 '아리랑' 수록곡을 비롯해 'Not Today', 'IDOL', 'Butter', 'Dynamite' 등 대표곡을 선보였고, 프랑스 팬들을 위해 '작은 것들을 위한 시'와 'JUMP'도 특별 무대로 준비했다.
무대 중간 전광판에는 팬들의 사연이 소개됐다. "파리는 낭만, 방탄은 감동", "내내 20대 제 곁에 있어줘 감사합니다", "통장은 안 행복해요. 그래도 사랑해요" 등의 문구가 등장할 때마다 공연장은 웃음과 환호로 가득 찼다.
세대를 뛰어넘은 팬들의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헝가리에서 온 57세 팬은 뷔를 '최애' 멤버로 꼽았고, 프랑스인 로망 씨는 딸 넷과 어머니까지 8명의 가족이 함께 공연장을 찾았다. 최고령인 70세 할머니는 "여기서 내가 가장 젊다"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코로나19 시기 BTS의 음악으로 위로를 받았다는 한국인 팬 등 다양한 사연도 이어졌다.
멤버들은 공연 말미 한국어와 프랑스어를 섞어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정국은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서 행복했다"며 프랑스어로 "이 소중한 추억을 절대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 진은 2024년 파리 올림픽 성화봉송을 떠올리며 "오늘도 아름다운 여러분과 함께해 행복했다"고 했고, RM은 "파리에 다시 와 너무 기쁘다. 여러분이 최고"라고 외쳤다. 슈가는 "7년 전보다 두 배 가까운 관객이 함께했다"며 감격했고, 지민은 "우리 공연 역사상 가장 많은 관객이 함께한 무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제이홉은 "파리는 최고의 아미들의 도시"라고 말하며 공연을 마무리했다.
현지 언론도 BTS의 귀환을 비중 있게 다뤘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BTS의 데뷔부터 현재까지를 조명하며 "군 복무로 활동이 중단됐지만 오히려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해졌고 자신들의 정체성에 대한 확신도 커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BTS는 18일 파리 2회차 공연을 마친 뒤 곧바로 미국으로 이동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 하프타임 쇼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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