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MONEY] 양도세 중과 부활…세금부담 줄이려면 증여가 나을까, 양도가 나을까

  • 취득가·양도차익 따라 절세 전략 천차만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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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3주택자인 50대 A씨. 최근 서울 소재 아파트 한 채를 두고 고민 중이다.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가 부활하면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보유 아파트 한 채를 처분할 생각이다. 그런데 세금이 문제다. 자녀에게 증여하자니 증여세가 부담이고, 매도하자니 양도세 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어느 쪽을 선택하는 게 나을까.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가 4년 만에 부활하면서 가족 간 증여성 거래가 빠르게 늘고 있다. 양도세 부담이 커지자 집을 시장에 내놓기보다 자녀 등에게 넘기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세무 전문가들은 "증여가 무조건 답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증여세뿐 아니라 취득세, 향후 처분 계획까지 함께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증여가 양도보다 낫다?
부동산 정보 애플리케이션 '집품'이 대법원 등기정보광장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상반기 서울의 증여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건수는 1만351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2.9%(6127건) 늘었다. 특히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둔 4월에는 신청 건수가 3916건으로 상반기 중 가장 많았다. 양도세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한 다주택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양도세 중과가 부활한 이후 집을 처분해야 하는 다주택자들이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주택을 팔면 2주택자는 기본세율에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가 각각 가산된다. 이에 따라 최고세율은 2주택자 65%, 3주택 이상은 75%까지 올라간다. 지방소득세를 포함하면 최고세율은 82.5%에 달한다. 장기보유특별공제도 적용받지 못해 보유 기간이 길수록 체감하는 세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다주택자들은 훨씬 복잡한 셈법을 해야 한다. 단순히 양도세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증여세와 취득세까지 포함해 어떤 방식이 유리한지 따져봐야 한다.
 
집값보다 중요한 건 취득가와 양도차익
아주경제가 이점옥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부단장에게 의뢰해 시뮬레이션을 진행해봤다. 대상은 서울 강남구 청담 래미안 로이뷰 아파트 전용 135㎡를 보유한 다주택자로 설정했다. 해당 주택은 2016년 14억5000만원에 취득해 현재 시가가 34억5000만원으로 오른 것으로 가정했다.

분석 결과 세금 부담액만 놓고 보면 단순 증여보다 양도가 더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에게 단순 증여할 경우 증여세는 12억280만원, 취득세는 4억6230만원으로 총 세 부담은 16억6510만원으로 나왔다. 이에 비해 매도할 경우에는 2주택자의 총 세 부담은 13억5568만원, 3주택자는 15억7540만원이었다. 양도세만 비교하면 단순 증여보다 각각 약 3억900만원, 9000만원 적어 양도가 훨씬 유리한 셈이다.

다만 자녀가 다시 취득하면서 부담하는 취득세까지 포함한 가족 전체 세 부담으로 비교하면 결과는 달라진다. 3주택자의 경우 양도 후 취득에 따른 총 부담은 16억9615만원으로 단순 증여보다 약 3100만원 많아 오히려 증여가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2주택자는 양도가 유리했다.

또 다른 사례를 살펴봤다. 서울 중구 약수하이츠 전용 84㎡를 보유한 다주택자다. 해당 주택은 2006년 2억5000만원에 취득해 현재 시가가 16억6000만원으로 오른 것으로 가정했다.

이 경우 다주택자 중과세가 적용되면 양도보다 단순 증여가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에게 단순 증여할 경우 증여세는 4억6948만원, 취득세는 2억584만원으로 총 세 부담은 6억7532만원이다.

매도할 경우에는 양도세가 2주택자는 9억3383만원, 3주택자는 10억8865만원으로 급증한다. 단순 증여세보다 각각 약 4억6400만원, 6억1900만원 많은 수준이다. 자녀가 다시 취득하면서 부담하는 취득세까지 포함한 가족 전체 세 부담으로 비교해도 2주택자는 9억8861만원, 3주택자는 11억4343만원으로 단순 증여가 더 유리했다.

결국 절세 여부를 가르는 것은 집값 자체가 아니라 취득가액과 양도차익, 보유기간이다. 오래전에 저렴하게 취득해 시세가 크게 오른 주택은 증여세 부담이 더 클 수 있지만, 취득가액이 상대적으로 높거나 양도차익이 크지 않은 주택은 양도세 중과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여기에 보유 주택 수와 향후 상속 계획까지 더해지면 유불리는 또 달라진다.

이점옥 부단장은 "양도세 중과가 부활했다고 해서 무조건 증여가 유리한 것도, 반대로 양도가 유리한 것도 아니다"며 "취득가액과 보유기간, 보유 주택 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증여세 부담을 줄일 방법은 없을까. 세무업계에서는 부모와 자녀 간 거래에서 '저가 양수도'를 활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설명한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특수관계인 간 거래 가격이 최근 3개월 내 실거래가보다 30% 또는 3억원 가운데 적은 금액까지 낮더라도 정상 거래로 인정돼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자녀가 매입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면 단순 증여보다 세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절세 방안으로 활용된다.

다만 과도한 저가 거래는 오히려 세 부담을 키울 수 있다. 부모와 자녀 등 특수관계인 간 거래는 세무당국이 실제 자금 출처와 거래 경위를 면밀히 들여다보기 때문이다. 대금 지급 능력이 없는 친인척이나 지인에게 명의만 이전한 뒤 고가 주택을 비과세로 처분하는 '가장매매' 등이 대표적인 적발 사례다.
 
보유도 전략…하반기 세제 개편이 변수
양도와 증여를 모두 선택하기 어렵다면 향후 세제개편 방향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거래세와 보유세의 균형을 맞추는 방향으로 세제를 손질하겠다고 예고하면서 보유 전략의 유·불리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정부는 이달 말 발표를 목표로 부동산 세제 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 큰 방향은 실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을 유도하는 것이다. 거래세와 보유세를 함께 손질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거래세 부담을 낮추는 대신 보유세 비중을 확대하는 방안이 담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올해 한국경제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부동산 세수 가운데 보유세 비중이 29.4%로 OECD 평균(56.0%)보다 낮다며 거래세를 줄이고 보유세를 높이는 방향으로 과세 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한 바 있다.

다만 보유세 강화가 현실화될 경우 다주택자의 부담은 지금보다 더 커질 수 있다. 특히 은퇴 세대처럼 자산 대부분이 부동산에 묶여 있는 경우에는 세금을 낼 현금이 부족해질 가능성도 있다. 공시가격이 오르면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 부담도 함께 커질 수 있는 데다, 세제 개편에서 보유세 강화 방안이 포함되면 세 부담은 더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집값 상승만 기대하며 보유를 선택하기보다는 앞으로의 현금 흐름까지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매도와 증여는 한 번 결정하면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현재의 양도세와 증여세뿐 아니라 향후 보유세 부담, 상속 계획, 자녀의 자금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절세 전략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김종필 세무사는 "시장에서 집값이 더 오르면 세금을 만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다"며 "예를 들어 현재 12억원인 주택이 일반세율 적용 시와 같은 수준의 순수익을 얻으려면 2주택자는 약 23억원, 3주택자는 약 36억원까지 올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실적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인 만큼 단순히 집값 상승만 기대하며 보유를 선택하기보다는 여러 상황에 따른 세 부담을 종합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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