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규제 여파…저축은행 대기업대출 1년새 50% 급증

  • 중소기업대출은 4% 감소

  • 우량 차주 중심 포트폴리오 재편

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의 한 저축은행. [사진=연합뉴스]
가계대출 성장 여력이 막힌 저축은행들이 기업여신 확대에 나서면서 대기업대출이 1년새 빠르게 늘어난 반면 중소기업대출 규모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전성 관리 강화 속에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차주를 중심으로 여신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움직임이 나타나는 모습이다.

8일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저축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4조86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3조2495억원)보다 49.8% 증가한 규모다. 2024년 2분기(2조8497억원) 이후 7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주요 저축은행 중에서는 OK저축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이 지난해 1분기 2756억원에서 올해 1분기 6085억원으로 2배 이상 늘며 업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DB저축은행도 2500억원에서 4075억원으로 증가했고, 애큐온저축은행은 2550억원에서 3271억원으로 확대됐다.

반면 중소기업대출은 지난해 1분기 45조895억원에서 올해 1분기 43조2931억원으로 3.9% 감소했다. 저축은행의 전체 기업대출 잔액은 48조원 수준으로 1년 전과 큰 변동이 없었지만 대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6.7%에서 10.1%로 3.4%포인트 상승했다.

금융권에서는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감소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차주 선별 기준을 한층 강화한 결과로 보고 있다. 경기 둔화에 따른 부실채권 부담이 지속되면서 자산건전성 관리가 여전히 최우선 과제로 꼽히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1분기 말 기준 저축은행 79곳 중 32.9%(26곳)가 고정이하여신비율 10%를 웃돌았다. 웰컴저축은행(13.72%), 한국투자저축은행(12.62%) 등 일부 대형 저축은행도 두 자릿수 고정이하여신비율을 기록하는 등 업권 전반의 자산건전성 부담은 여전히 큰 상황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가계대출은 규제로 성장 여력이 제한됐고, 자영업자와 일부 중소기업은 경기 둔화로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라며 "여신을 운용해야 하는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신용도와 담보 확보가 용이한 대기업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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