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정부 주도 '축구혁신위' 출범...축협 환골탈태 계기 삼아야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박지성 국제축구연맹FIFA 분과위원회 위원이 K-축구혁신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는다 사진최휘영 문체부 장관 인스타그램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왼쪽)과 박지성 국제축구연맹(FIFA) 분과위원회 위원이 K-축구혁신위원회 공동 위원장을 맡는다. [사진=최휘영 문체부 장관 인스타그램]
한국 축구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인적 쇄신을 이끌 ‘K-축구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가 6일 오후 공식 출범한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도해 문을 연 이번 혁신위는 최휘영 문체부 장관과 한국 축구의 영원한 캡틴 박지성 국제축구연맹(FIFA) 분과위원이 공동 위원장을 맡았다. 여기에 이영표·박주호 등 해외 선진 시스템을 경험하고 거침없는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레전드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다. 정부가 직접 완장을 차고 축구계 쇄신을 공론화한 것은 현재 대한민국 축구 거버넌스가 더는 자정 불능의 한계 상황에 직면했다는 방증이다.

이번 혁신위의 탄생 배경에는 벼랑 끝에 몰린 한국 축구의 위기감이 자리한다. 최근 마무리된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대표팀은 전술 부재와 무기력한 경기력 끝에 조별리그 32강전 탈락이라는 참사를 겪었다. 그러나 진짜 국민적 분노를 촉발한 것은 경기장 안의 성적보다 홍명보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불투명한 절차와 인맥 위주의 독단적 의사결정 등 대한축구협회의 누적된 행정 난맥상이다. 공정의 가치가 훼손된 축구 행정에 국민은 완전히 신뢰를 거뒀고, 대통령까지 나서 체육 행정의 전면적인 메스를 공언하기에 이르렀다.

혁신위가 당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는 불투명한 축구협회의 의사결정 구조를 전면 개편하는 일이다. 그동안 대한축구협회는 특정 인맥과 파벌 중심의 밀실 행정으로 시스템이 마비되는 기형적 구조를 반복해 왔다. 혁신위는 차기 협회장 선출 등 인적 쇄신 기로에 선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수렴해, 시스템에 의해 작동하는 투명하고 공정한 거버넌스 모델을 정립해야 한다. 인적 쇄신이 단순한 인물 교체에 그치지 않도록 제도적 자정 장치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미래 경쟁력 확보 역시 중요한 축이다. 혁신위는 단기 성적 지상주의에 매몰된 국내 유소년 육성 체계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전면 개편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학원 축구와 클럽 축구의 고질적인 병폐를 도려내고 선진국형 중장기 발굴 시스템을 이식해야만 한국 축구의 마르지 않는 샘물을 확보할 수 있다. 대표팀 운영과 리그 전반에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분석 체계를 도입하겠다는 추진 방향도 시의적절하다. 현대 축구는 감이 아닌 과학의 영역이며, 국가대표팀 관리에도 선진화된 관리 체계가 필수적이다.

이번 혁신위에 거는 축구 팬들과 국민의 기대는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행정 권력에 빚이 없고 오직 한국 축구의 미래만을 고민해 온 박지성, 이영표, 박주호 같은 신뢰받는 축구인들이 칼자루를 쥐었기 때문이다. 이들이 현장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과 해외 선진 리그의 노하우가 혁신안에 제대로 녹아든다면, 지지부진했던 대한축구협회의 변화를 강제하는 강력한 동력이 될 수 있다. 국민의 눈과 귀가 이번 혁신위의 행보에 쏠려 있다.

정부 주도의 개혁이 자칫 관치 축구라는 해묵은 논란에 휘말리지 않으려면, 혁신위는 철저하게 국민의 눈높이와 국제적 기준에 맞춰 객관적이고 건조하게 개혁 과제를 완수해야 한다. 대한축구협회 또한 이번 혁신위의 출범을 조직의 명운이 걸린 마지막 경고로 받아들여야 마땅하다.

과거처럼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식의 미봉책으로 일관한다면 축구 팬들의 철저한 외면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혁신위가 한국 축구의 뒤틀린 뼈대를 바로잡고, 다시금 국민에게 감동과 희망을 주는 ‘K-축구’로 거듭나게 할 역사적 환골탈태의 신호탄이 되기를 강력히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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