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사설 | 기본·원칙·상식] 증시 뒤흔드는 단일종목 레버리지…정책 허점 되짚어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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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논란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장은 "도입을 막았어야 했는지 후회한다"고 했고, 정치권에서는 아예 상장폐지까지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은행도 나섰다. 한국은행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기초자산으로 한 레버리지 ETF가 시장 쏠림과 변동성을 키우고 개인투자자의 손실을 확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상품 하나를 두고 중앙은행, 금융당국, 국회가 동시에 문제를 제기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시장이 보내는 경고 신호를 가볍게 봐서는 안 된다.

우려의 근거는 분명하다. 국내 증시는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 두 기업의 시가총액 비중은 코스피의 절반을 넘어섰고 거래대금도 60%를 웃돈다. 이런 상황에서 두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이 대규모 자금을 흡수하면 시장의 방향성이 한쪽으로 쏠릴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레버리지 ETF의 구조도 이런 현상을 강화한다. 목표 수익률을 유지하려면 매일 포지션을 조정해야 한다. 주가가 오르면 더 사고, 내리면 더 파는 거래가 반복된다. 시장이 급등락할수록 이러한 리밸런싱 거래가 집중되면서 가격 변동을 더욱 확대하는 '웩더독(Wag the Dog)'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우려다. 최근 코스피 변동성이 크게 확대된 배경에도 이런 구조가 일정 부분 작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개인투자자의 위험도 만만치 않다. 레버리지 ETF는 하루 수익률을 기준으로 설계된 상품이다. 따라서 기초자산 가격이 장기적으로 제자리로 돌아오더라도 투자자는 손실을 볼 수 있다. 이른바 '변동성 드래그' 때문이다. 그러나 적지 않은 투자자는 여전히 '수익률 두 배'만 기억할 뿐 '손실도 두 배, 회복은 더디다'는 구조적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상장 이후 개인 자금이 단기간에 대거 몰렸고, 괴리율이 급격히 벌어지는 사례까지 발생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을 키웠다.

그렇다고 상장폐지가 해법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위험한 상품이라는 이유만으로 시장에서 퇴출한다면 자본시장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는 오히려 훼손될 수 있다. 더욱이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거래되고 있다. 국내 시장만 문을 닫는다고 투자 수요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해외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당초 해외 투자자금을 국내로 유도하겠다는 정책 취지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이번 논란은 상품 자체보다 정책 설계의 허점을 되돌아보게 한다. 금융당국은 제도 도입 과정에서 시장 편중과 투자자 행태를 충분히 고려했는지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 한국 증시는 미국처럼 다양한 대형주가 균형을 이루는 시장이 아니다. 소수 종목이 시장 전체를 좌우하는 구조에서 해외 사례를 그대로 적용한 것은 결과적으로 안이한 판단이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이제 필요한 것은 극단적인 선택이 아니라 정교한 보완이다. 고위험 상품에 대한 투자자 적합성 심사를 강화하고, 기본예탁금과 투자 경험 요건을 현실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유동성공급자(LP)의 시장조성 방식과 리밸런싱 거래가 변동성을 과도하게 키우는지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 무엇보다 상품의 구조와 위험을 투자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공시와 설명 의무를 대폭 강화해야 한다. 차제에 금융당국도 변해야 한다. 선제적 위험 관리 대신에 뒷북 규제만 하는 건 금융당국의 역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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