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재수 부산시장, 취임식 대신 민생회의...1조 3783억 '비상조치' 1호 결재

  • 취임 첫날 부산튜브로 대책회의 생중계..."희망 고문 없는 책임 행정" 강조

  • 동백전 캐시백 확대·소상공인 정책자금·공공일자리 확대 등 민생 100일 과제 추진

민선 9기 임기를 시작한 전재수 부산시장이 1일 오전 9시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산 민생 100일 비상조치 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취임 첫날의 공식 일정을 시작하고 있다사진부산광역시 공식 유튜브 채널
민선 9기 임기를 시작한 전재수 부산시장이 1일 오전 9시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산 민생 100일 비상조치 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취임 첫날의 공식 일정을 시작하고 있다.[사진=부산광역시 공식 유튜브 채널]


전재수 부산시장이 취임 첫날부터 형식 대신 민생을 택했다. 전 시장은 1일 오전 부산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부산 민생 100일 비상조치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1조 3783억 원 규모의 민생 비상조치 계획을 첫 결재 안건으로 처리했다.

취임식과 식수 등 관례적 행사는 생략했고, 회의 전 과정은 부산시 공식 유튜브 채널 ‘부산튜브’를 통해 시민에게 공개됐다.

전 시장은 이날 회의에서 “안 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하겠다”며 “시민들을 향한 희망 고문은 이제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민선 9기 부산시정의 출발점을 대규모 취임 행사나 상징적 메시지가 아닌 민생 현안 대응과 행정 투명성 강화에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날 회의는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부산시는 전 시장이 주재하는 주요 회의를 단계적으로 공개해 시정 운영의 투명성과 행정 책임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전 시장은 “국무회의 생중계에 참여했을 때 자료를 더 꼼꼼히 챙기게 되고 책임감이 커지는 효과를 경험했다”며 “부산 시정도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책임 있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취임 첫 결재 안건인 ‘부산 민생 100일 비상조치’는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복합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과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지원하기 위한 단기 집중 대책이다.

부산시는 100일 동안 민생경제 회복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시민 체감도가 높은 사업부터 우선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과제에는 소상공인 경영 위기 지원, 시민 부담 경감, 지역상권 활성화, 민생 안전망 강화 등이 포함됐다.

부산시는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정책자금 공급을 확대하고, 실제 부담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추진한다. 에너지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한 지원책과 함께 지역화폐 동백전 캐시백 확대, 공공배달앱 활성화, 월 임대료 1만원 수준의 창업 공간 조성 등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공공일자리 확대와 민생경제수사팀 신설도 포함됐다. 부산시는 취약계층과 생계형 근로자를 위한 공공일자리 규모를 늘리고, 불법 사금융 등 민생 침해 범죄 대응도 강화하기로 했다.

부산시는 이번 대책을 통해 지역경제 회복뿐 아니라 시민이 체감하는 생활 부담 완화에 행정력을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의에서는 현장 목소리도 직접 제기됐다. 화물차 주차난, 소상공인 경영 부담, 부산 커피산업 브랜드화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자 전 시장은 관련 실·국장에게 후속 대책과 진행 상황을 시민에게 설명할 수 있도록 관리하라고 지시했다.

현장에서 나온 건의가 실제 행정 조치로 연결될 수 있도록 부서별 후속 대응과 추진 상황을 관리하겠다는 의미다.

전 시장은 “되는 것은 되는 대로 빠르게 추진하고, 당장 어려운 것은 중장기 과제로 돌려 함께 해법을 찾겠다”며 “행정이 모호한 답변으로 시민과 업계에 기대만 주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시가 오랫동안 제기돼 온 지역 숙원사업과 민생 현안에 대해 보다 명확한 로드맵을 제시하겠다는 의미다.

시의회와의 관계 설정도 과제로 남아 있다. 여소야대 구도 속에서 민생 예산과 조직 개편, 전임 시정 사업 재검토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의회 설득이 불가피하다.

전 시장은 “20년 정치가 쉬운 적은 없었다”며 “시의회를 자주 찾아가 설명하고, 성과로 설득하겠다”고 밝혔다.

전임 시정 사업에 대해서는 전면 뒤집기보다 절차와 타당성을 따져 정리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전 시장은 올해 안에 주요 현안을 점검하고, 필요한 사업은 이어가되 재검토가 필요한 사업은 시민 눈높이에 맞춰 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취임 첫날 전재수 부산시장의 행보는 ‘조용한 출범’보다 ‘비상 대응’에 가까웠다. 취임식장을 대책회의장으로 바꾸고, 첫 결재를 민생 대책에 둔 만큼 앞으로 100일이 민선 9기 부산시정의 방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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