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한길 걸어온 '안성 홍보맨' 이일술 팀장, 아름다운 공직생활 마무리

  • "안성시와 함께한 모든 시간이 자부심이자 행복이었다"

사진강대웅 기자
이일술 안성시청 소통협치담당관 소통팀장. [사진=강대웅 기자]
사진강대웅 기자
이일술 팀장이 소통협치담당관 직원들과 함께하고 있다. [사진=강대웅 기자]

"첫 출근하던 날의 설렘이 아직도 생생한데 어느새 30여 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끝까지 웃으며 공직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은 늘 곁을 지켜준 동료들과 시민들 덕분이었습니다"

안성시 홍보와 언론소통의 최일선에서 30여 년을 묵묵히 걸어온 이일술 안성시청 소통협치담당관 소통팀장이 26일 공직생활을 마무리했다.

안성시의 주요 현장마다 카메라를 들고 가장 먼저 도착해 시민의 일상을 기록했던 사람은 늘 이일술 팀장이었다. 지역의 변화와 역사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담아낸 '기록자'이자 행정과 언론, 시민을 연결하는 '소통의 창구' 역할을 해온 공직자가 긴 여정을 끝내고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1994년 9월 공직에 첫발을 내디딘 이 팀장은 강산이 세 번 변하는 세월 동안 안성시의 성장과 변화를 한 장 한 장의 사진으로 남겼다. 필름카메라를 사용하던 시절부터 디지털 시대에 이르기까지 연간 3만여 건이 넘는 시정 사진을 촬영했고 기록으로 남겨진 사진 한 장 한 장은 시간이 흐르며 안성시의 역사가 됐다.

이 팀장은 안성시 영상뉴스가 비디오테이프로 제작되던 시절에는 시정 소식을 전하는 최초의 남성 앵커로 발탁돼 3년 넘게 시민들과 화면으로 만났다. 당시만 해도 지방자치단체 자체 영상뉴스는 흔치 않았던 시기로, 행정과 시민을 연결하는 새로운 홍보 방식에 적극 참여하며 친숙한 시정 이미지를 만드는 데 힘을 보탰다.

이 팀장은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가라고 하면 쉽지 않을 것 같다"며 웃었다. "주말도 없이 카메라를 메고 전국은 물론 해외까지 다녔고, 북한을 방문했던 일도 아직 기억에 남는다.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사람들과 함께 웃고 고생했던 시간이 더 많이 떠오른다"는 말에는 오랜 세월 현장을 지킨 공직자의 진심이 묻어났다.

이후 미디어홍보팀장과 소통팀장을 맡으면서 역할은 더욱 넓어져 사진과 영상은 물론 언론홍보와 정책소통, 대외협력까지 두루 맡으며 안성시 홍보의 중심축 역할을 수행했다. 중앙 일간지와 방송사, 지방지, 인터넷언론, 공중파와 종합편성채널, 케이블방송 등 다양한 언론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했고, IPTV와 대형 전광판을 활용한 시정 홍보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데도 적지 않은 역할을 했다.

지난 2022년 문을 연 안성미디어센터 역시 이 팀장의 오랜 경험이 녹아 있는 사업 가운데 하나로 시민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고 미디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현장 경험과 행정 노하우가 반영됐다는 평가다.

30년 넘게 지역 언론과 함께했던 만큼 기자들 사이에서의 평판도 남달라 현안을 둘러싼 취재가 이어질 때마다 정확한 자료를 신속하게 제공했고, 확인되지 않은 내용은 끝까지 사실관계를 점검한 뒤 설명하는 원칙을 지켰다. 언론과 행정 사이에서 신뢰를 쌓는 일이 결코 쉽지 않지만, 언론인들 사이에서는 "가장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공직자"라는 평가가 자연스럽게 따라다녔다.

후배 공직자들에게는 든든한 선배여서 직급이나 세대를 가리지 않고 먼저 다가가 이야기를 건넸고, 홍보 실무는 물론 현장에서의 태도와 언론 대응 방식까지 아낌없이 전수했다. 조직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분위기 메이커'라는 별칭 역시 자연스럽게 붙었다.

소통협치담당관 임종훈 주무관은 "팀장님은 열정과 책임감이 누구보다 뛰어난 분이었다"며 "수십 년 동안 쌓아온 경험을 아낌없이 나눠주셨고 사진과 홍보, 언론 대응뿐 아니라 공직자가 어떤 자세로 일해야 하는지를 몸소 보여준 선배였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30년 넘는 공직생활은 가족에게도 특별한 의미로 장녀인 이병진 주무관이 현재 안성시청에서 공직생활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길을 자연스럽게 이어받은 딸은 "가족으로서는 늘 든든한 아버지였고 공직자로서는 누구보다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선배였다"며 "제2의 인생에서는 지금보다 더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날 퇴임식에는 김보라 안성시장을 비롯한 공직자와 지역 언론인, 가족들이 함께해 30년 넘는 공직 여정을 축하했다. 공직생활을 담은 영상이 상영되는 동안 곳곳에서 웃음과 눈물이 교차했고, 후배들의 송별사와 함께 행사장은 따뜻한 박수로 가득 찼다. 퇴임식이 끝난 뒤에도 참석자들은 쉽게 발걸음을 떼지 못한 채 기념사진을 찍고 악수를 나누며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이일술 팀장은 마지막 인사에서 "안성시와 함께한 모든 시간이 자부심이자 행복이었다"며 "공직은 내려놓지만 안성은 앞으로도 가장 소중한 이름으로 남을 것이며, 시민의 행복과 안성의 발전을 언제나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3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남긴 것은 단순한 사진 수십만 장이 아니라 언론과 함께 만든 소통, 그리고 도시의 시간을 기록한 수많은 현장의 기억 등 화려한 조명을 받는 자리는 아니었지만, 안성의 역사를 가장 가까이에서 기록하며 묵묵히 자신의 역할을 다한 한 공직자의 퇴장은 그래서 더욱 깊은 울림을 남겼다.
 

사진강대웅 기자
이일술 팀장(오른쪽)이 가족들과 함께하던 중 김보라 시장의 격려에 눈물을 보이고 있다. [사진=강대웅 기자]
사진강대웅 기자
이일술 팀장이 김보라 시장과 참석 직원, 가족들과 함께하고 있다. [사진=강대웅 기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