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을 시작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침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서명했다. 그런데 아무도 박수를 치지 않는다. 적을 물리쳤다고 환호하는 쪽도 없고, 평화를 이뤘다고 안도하는 쪽도 없다. 전쟁도 휴전도 모두 비판의 대상이 된 기이한 풍경이 지금 미국 정치판에서 펼쳐지고 있다.
미국 상원은 최근 찬성 50표, 반대 48표로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전쟁 재개를 막는 전쟁권한법 결의안을 10번의 시도 끝에 처음으로 통과시켰다. 공화당에서도 수전 콜린스, 리사 머코스키, 랜드 폴, 빌 캐시디 등 4명이 이탈표를 던졌다. 여당 의원들조차 대통령의 전쟁 권한에 제동을 건 것이다.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척 슈머는 "이 전쟁은 미국이 저지른 최악의 외교 실책 중 하나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나 이 결의안이 통과된 배경을 들여다보면 단순한 반전(反戰) 정서만이 아니다. 공화당 강경파들은 정반대 방향에서 불만을 쏟아내고 있다. 합의가 너무 유약하다는 것이다. 특히 이란 재건을 위한 3000억 달러 규모의 기금이 합의에 포함된 것을 두고 강한 반발이 일고 있다. 텍사스주 공화당 상원의원 테드 크루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에서 매우 잘못된 조언을 받고 있다"고 공개 비판했다. 전쟁을 더 해야 한다는 쪽과 전쟁을 너무 싸게 끝냈다는 쪽이 동시에 트럼프를 압박하는 구도다.
전쟁 비용도 뇌관이다. 전쟁 첫 주에만 113억 달러가 투입됐고, 전체 비용은 1000억 달러에 육박한다는 추산이 나온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번 주 의회를 찾아 전쟁 후 군수 물자 보충을 위한 800억 달러 추가 예산을 요청하고 있다. 고유가와 생계비 상승으로 신음하는 미국인들에게는 달갑지 않은 청구서다. 의회에서 800억 달러 전쟁 예산을 확보하겠다는 국방부의 계획에도 이번 결의안 통과로 빨간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지지율은 집권 2기 최저치인 34%와 나란히 하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무당파 유권자 중 공화당 후보를 찍겠다는 응답은 17%로, 민주당(34%)의 절반에 불과하다. 결의안의 법적 효력은 불분명하고 트럼프가 이를 순순히 따를 가능성도 작다. 그의 본심은 2단계 후속 협상을 통해 최종 합의를 끌어내는 데 있다. 하지만 정치는 법률이 아니라 민심으로 움직인다. 2단계 협상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이 모든 평가가 뒤집힐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트럼프의 이란 전쟁은 싸워도 욕, 멈춰도 욕 —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한 전쟁으로 기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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