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메이플소프(1946~1989)의 흑백 사진은 매끈한 도자기 같다. 고대 그리스 흑색 도자기에서만 느낄 수 있는 고전적 에로티시즘을 풍긴다. 새까만 표면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룬 남성의 몸이 뿜어내는 젊음과 균형, 긴장 뒤에 따라오는 오묘한 관능이 있다. 우아한데 야하고, 야한데 우아하다.
국제갤러리가 선보이는 메이플소프의 개인전 '형태의 시학'에서 가장 처음 만나는 작품은 완벽한 균형을 갖춘 흑인 남성의 몸(Thomas, 이하 토마스)이다.
토마스는 고대 그리스 시대 도자기를 연상시킨다. 그리스인들이 섬세하게 구워낸 반짝이는 새까만 도자기 표면을 바탕으로 역동적인 남성의 신체를 조명했듯, 메이플소프는 빛을 섬세하게 다룬 흑백 사진을 통해 다부진 남성의 몸에 포커스를 맞췄다.
정사각형 프레임 안에 원, 또 그 원 안에 모델의 몸이 들어선다. 손끝까지 이어지는 균형과 긴장, 응축된 에너지는 고대 올림픽 경기장에서 힘차게 달리고, 창이나 원반을 힘껏 던졌을 청년의 신체를 닮았다. 고전적 관능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트루비우스적 인간'과도 닮은 면이 있다. 다만 비트루비우스적 인간은 다빈치로 상징되는 이상적인 이성이 에로티시즘을 통제하고 몸을 완벽한 질서에 가둔 기하학적 도형의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메이플소프의 시선은 이름 모를 고대 도공의 손끝에 가깝다.
강명주 국제갤러리 데퓨티 디렉터는 "메이플소프는 사진을 '조각을 만드는 완벽한 방법'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사진을 단순히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고 기록하는 매체로 보기보다는 빛과 그림자, 비례와 균형을 치밀하게 구축하는 조각적 행위로 이해했다"고 말했다.
국제갤러리 한옥에서 7월 19일까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르포] 중력 6배에 짓눌려 기절 직전…전투기 조종사 비행환경 적응훈련(영상)](https://image.ajunews.com/content/image/2024/02/29/20240229181518601151_258_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