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합의가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밝히면서 뉴욕증시가 일제히 급등했다. 미국 반도체주가 강세를 보인 데다 국제유가도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12일 국내 증시 역시 상승 출발과 함께 코스피 8000선 회복 시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29.97포인트(1.86%) 오른 5만848.7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7.31포인트(1.75%) 상승한 7394.3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640.16포인트(2.54%) 오른 2만5809.66에 마감했다.
시장의 시선은 중동 정세에 집중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다는 합의를 이뤘다"며 "문서는 거의 마무리 단계이고 매우 빠른 시일 내 서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예정됐던 이란 공습 계획을 취소했다고 밝히며 종전 협상 진전에 무게를 실었다.
전쟁 종식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국제유가는 급락했다. 브렌트유 8월물은 전 거래일 대비 2.92% 하락한 배럴당 90.38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7월물은 2.58% 내린 배럴당 87.71달러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지난 4월 이후, WTI는 지난 5월 말 이후 최저 수준까지 내려왔다.
반도체주가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인텔이 9.27% 급등했고 마이크론은 11.66% 상승했다. 엔비디아도 2.22% 올랐다.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7.91% 급등하며 최근 1년 사이 가장 큰 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물가 지표에 대한 부담도 다소 완화됐다. 미국의 5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기 대비 6.5% 상승해 시장 예상치를 소폭 웃돌았지만 투자자들은 중동 리스크 완화에 더 주목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내 증시도 강세 출발이 예상된다. 전날 코스피는 장중 7400선 아래까지 밀리는 급락세를 보였지만 개인 투자자들의 저가 매수에 힘입어 33.13포인트(0.43%) 오른 7763.95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4.76% 급등한 996.93에 마감하며 1000선 회복을 눈앞에 뒀다.
이날 오전 8시 49분 기준 넥스트레이드(NXT) 프리마켓에서는 삼성전자가 9.03%, SK하이닉스가 9.23% 상승 중이다. SK스퀘어(8.88%), 삼성전기(7.53%), 현대차(6.20%), 삼성생명(7.12%) 등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 진전, 인플레이션 우려 완화, 반도체주 강세 등이 국내 증시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이란의 양해각서(MOU) 체결이 임박했고 미국 5월 물가 지표도 시장 불안을 완화시키고 있다"며 "미국 반도체주 강세와 코스피200 야간선물 상승 효과에 힘입어 국내 증시는 상승 출발한 뒤 업종 순환매 장세 속에서 8000포인트 진입을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다음 주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중앙은행들의 긴축 불확실성은 변수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최근 조정 과정에서도 반도체와 IT 하드웨어, 인바운드 소비 관련 업종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한 연구원은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반도체 등 주도주 보유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면서도 "증권·은행, 기계, 조선 등 실적 가시성이 높지만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업종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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