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방송이 리더에게 묻는다=홍진배 IITP 원장] "대한민국은 AI 풀스택 국가가 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다"


대한민국은 지금 인공지능(AI) 패권 경쟁의 한복판에 서 있다.
미국은 오픈AI와 엔비디아, 구글을 앞세워 AI 생태계를 장악하고 있고, 중국은 국가 차원의 총력전을 벌이며 추격에 나서고 있다. AI는 더 이상 특정 기업의 기술 경쟁이 아니다. 국가의 경제력과 안보, 산업 경쟁력을 결정하는 핵심 인프라가 됐다.
 
이  변화의 중심에는 AI 모델만 있는 것이 아니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사이버보안, 그리고 인재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결국 AI 경쟁은 모델 경쟁이 아니라 생태계 경쟁이라는 얘기다.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은 이런 점에서 대한민국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정보통신부 1기로 공직에 입문해 30년 가까이 정보통신 정책과 네트워크 정책, 사이버보안 정책을 담당해온 ICT 전문가다. 현재는 AI와 ICT 연구개발(R&D), AI 반도체, 인재 양성을 총괄하는 IITP 원장을 맡고 있다.
 
홍 원장은 인터뷰 내내 "대한민국은 AI 모델과 반도체, 데이터, 네트워크, 인재를 모두 갖춘 몇 안 되는 국가"라고 강조했다. 생성형 AI를 넘어 에이전트 AI와 피지컬 AI 시대로 진입하는 지금이 대한민국의 골든타임이라는 것이다. 다음은 홍 원장과의 일문일답이다.
 
홍진배 IITP원장 사진아주ABC방송 화면캡쳐
홍진배 IITP원장 [사진=아주ABC방송 화면캡쳐]
 

"IITP는 디지털 혁신의 조력자"
 
일반 시청자들에게 IITP는 다소 생소한 기관입니다. 어떤 역할을 하는 기관입니까.
"AI와 ICT 분야의 연구개발(R&D)과 인재 양성을 담당하는 기관입니다. 연구개발 과제를 기획하고 평가하고, 시장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또 AI와 ICT 분야 핵심 인재를 발굴하고 양성하는 역할도 맡고 있습니다."
 
원장님은 IITP를 '디지털 혁신의 조력자(Facilitator)'라고 표현하셨습니다.
"기술은 연구실에서 끝나면 의미가 없습니다. 시장으로 가야 합니다. 저희는 도전적인 연구를 기획하고, 그것이 시장까지 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있습니까.
"AI 반도체 NPU입니다. 2019년만 해도 NPU라는 개념은 굉장히 생소했습니다. 그런데 AI 시대가 오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선제적으로 기획하고 6년 동안 꾸준히 지원했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죠.
"그렇습니다. 퓨리오사AI, 리벨리온, 딥엑스, 모빌린트 같은 기업들이 양산 단계에 진입했고 글로벌 투자도 받고 있습니다. 당시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기술이 지금은 AI 반도체 산업의 핵심 축이 된 것입니다."
 
 
"진짜 AI 혁명은 이제부터 시작"
 
생성형 AI 열풍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현재 AI 기술 흐름을 어떻게 보십니까.
"저희는 AX 1.0과 AX 2.0으로 구분합니다. AX 1.0은 GPT 같은 생성형 AI입니다. 인간의 지적 활동을 보조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AX 2.0은 무엇입니까.
"에이전트 AI와 피지컬 AI입니다. AI가 단순히 답변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단계입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해 주신다면.
"지금의 AI는 질문에 답합니다. 앞으로의 AI는 일을 합니다. 일정 관리도 하고 문서도 만들고 여러 AI가 협업해서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피지컬 AI는 무엇입니까.
"에이전트 AI가 디지털 공간에서 움직인다면 피지컬 AI는 현실 공간에서 움직입니다. 로봇이 대표적입니다. 제조 현장이나 물류센터, 병원 등에서 AI가 실제 행동을 수행하게 됩니다."
 
 
왜 이것이 중요합니까.
"둘 다 공통점이 있습니다. 액션(Action)을 한다는 것입니다. 생산성에 직접 영향을 미칩니다. 저는 AX 2.0 시대가 AX 1.0보다 훨씬 더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I 주권은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전 세계적으로 AI 패권 경쟁이 치열합니다. AI 주권 문제를 어떻게 보십니까.
"AI 주권은 반드시 확보해야 합니다. AI 모델은 단순한 서비스 기술이 아닙니다. 그 나라의 문화와 가치관, 사고방식이 반영됩니다."
 
경제 문제를 넘어선다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경제적 의미도 있지만 정신적·문화적 의미도 있습니다. 그래서 독자 AI 모델이 중요합니다."
모델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닙니까.
"그건 아닙니다. AI 주권은 모델 하나로 확보되지 않습니다. AI 모델, AI 반도체, 네트워크, 보안이 모두 갖춰져야 합니다."
 
결국 생태계군요.
"맞습니다. 앞으로는 AI 모델 하나를 파는 시대가 아니라 AI 생태계가 경쟁하는 시대입니다."
"한국은 AI 풀스택 국가가 될 수 있다"
 
대한민국의 AI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저는 상당히 가능성이 크다고 봅니다."
 
어떤 점에서 그렇습니까.
"우리는 AI 모델을 개발할 역량이 있습니다. AI 반도체도 있습니다. 데이터도 많고 네트워크도 강합니다."
 
인재도 포함됩니까.
"물론입니다. 인재까지 포함하면 한국은 AI 풀스택 국가가 될 수 있는 몇 안 되는 나라입니다."
 
최근 젠슨 황이나 얀 르쿤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맞습니다. 해외 전문가들도 한국이 가진 강점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가장 중요합니까.
"각각의 강점을 연결하는 것입니다. 모델과 반도체,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하나의 생태계로 묶어야 합니다."
 
 
"AI 반도체는 한국의 기회"
 
 
AI 경쟁에서 반도체가 핵심이라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AI 시대에는 반도체 경쟁력이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 IITP는 어떤 분야를 지원하고 있습니까.
"AI 중심 반도체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NPU 고도화 사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NPU 이후에도 준비하고 있는 기술이 있습니까.
"CXL, DPU, PIM 같은 기술입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생소합니다.
"CXL은 메모리를 효율적으로 공유하는 기술입니다. DPU는 CPU의 부담을 줄여 데이터센터 효율을 높여줍니다."
 
PIM은 무엇입니까.
"메모리 안에 계산기를 넣는 기술입니다. 데이터를 이동시키지 않고 메모리 내부에서 계산하는 방식입니다."
 
왜 중요합니까.
"전력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AI 시대의 핵심은 고성능과 저전력을 동시에 구현하는 것입니다."
 
미래에는 어떤 기술을 보고 계십니까.
"뉴로모픽 반도체입니다. 인간의 뇌 구조를 모방하는 차세대 반도체입니다."
 
 
"AI 경쟁은 결국 인재 경쟁"
 
결국 모든 기술은 사람이 만드는 것 아닙니까.
"그렇습니다. 인재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어떤 인재가 필요합니까.
"세 가지입니다. 상위 1% 핵심 인재입니다. 산업 현장에서 AX를 이끌 인재입니다.
AI를 잘 활용할 수 있는 일반 인재입니다."
 
IITP는 어떤 방식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있습니까.
"AI대학원 10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AI반도체 대학원도 만들었습니다."
 
최근 AX 대학원도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올해 10개 대학을 선정했습니다. 산업 현장의 AI 전환을 이끌 인재를 키우기 위한 것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면 혁신도 없다"
 
원장님은 실패를 허용하는 연구문화를 강조해 오셨습니다.
"혁신은 실패를 전제로 합니다."
 
우리 사회는 실패에 관대하지 않은 편입니다.
"맞습니다. 하지만 미래 기술은 도전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습니다."
 
어떤 사례가 있을까요.
"미국 DARPA를 보면 됩니다. GPS나 스텔스 기술 모두 처음에는 성공을 장담할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투자했습니다.
"혁신적 아이디어를 시도하는 것 자체를 장려했기 때문입니다."
 
IITP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습니까.
"오픈 피드백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연구자뿐 아니라 수요자와 투자자가 중간에 함께 평가합니다."
 
연구를 시장과 연결하는군요.
"그렇습니다. 기술은 연구실에서 끝나면 안 됩니다. 사업화까지 이어져야 합니다."
 
 
"AI 시대의 인재는 파이(π)형 인재"
 
마지막 질문입니다. AI 시대를 살아갈 청년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
"Back to Basic입니다."
 
의외의 답변입니다.
"AI가 발전할수록 자기 전문성이 더 중요해집니다."
 
어떤 인재가 미래 인재라고 보십니까.
"저는 파이(π)형 인재라고 부릅니다."
 
어떤 의미입니까.
"자기 전문 분야 하나, AI 활용 능력 하나를 깊게 갖추라는 뜻입니다."
 
AI가 알아서 성장시켜 주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이군요.
"그렇습니다.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격차는 오히려 더 커질 수 있습니다."
 
결국 공부해야 한다는 이야기네요.
"맞습니다. 저 역시 매일 공부하고 있습니다. AI 시대에는 누구도 배움을 멈출 수 없습니다."
 
:홍진배 원장: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은 정보통신부 1기로 공직에 입문해 약 30년 동안 정보통신 정책과 네트워크 정책, 사이버보안 정책을 담당해 온 ICT 전문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네트워크정책실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대한민국 AI·ICT 연구개발(R&D)과 인재양성을 총괄하는 IITP 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AI 반도체 NPU를 초기 단계부터 지원해 국내 AI 반도체 생태계 조성에 기여했으며, AI대학원·AI반도체대학원·AX대학원 등을 통해 미래 인재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홍 원장은 "AI 경쟁은 모델 경쟁이 아니라 생태계 경쟁"이라며 대한민국이 AI 풀스택 국가로 도약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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