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5기, 다시 '여소야대'… 서울시정 시험대 오른다

  • 민주당 81석 확보로 재의요구권 무력화 가능… TBS·예산·한강정책 충돌 전망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일 서울 종로 선거캠프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곧바로 서울시청으로 복귀해  여름철 풍수해 대책 특별점검회의에서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4일 서울 종로 선거캠프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된 뒤, 곧바로 서울시청으로 복귀해 여름철 풍수해 대책 특별점검회의에서 주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선 고지에 올라 정치적 저력을 입증했지만, 정작 서울시정의 향후 4년은 결코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의회 권력 지형이 더불어민주당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오세훈 5기는 출범과 동시에 다시 '여소야대'라는 거대한 시험대 앞에 서게 됐다.

  7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민주당은 서울시의회 전체 118석 가운데 81석을 확보했다. 국민의힘은 37석에 그쳤다. 단순한 다수 의석 차원을 넘어서는 숫자다. 지방자치법상 지방의회는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할 경우 지방자치단체장의 재의요구권(거부권)을 무력화할 수 있는데, 민주당이 확보한 81석은 재의결 정족수(79석)를 넘는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서울시 권력의 절반이 다시 민주당으로 넘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시장이 시정을 이끌더라도 조례 제정과 예산 편성, 주요 정책 추진 과정에서 민주당 시의회의 협조 없이는 사실상 독자 행보가 쉽지 않은 구조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서울시는 이미 '여소야대의 기억'을 갖고 있다.

 오 시장은 2010년 지방선거 이후 민주당 다수 시의회와 정면 충돌했다. 대표적 사례가 학교 무상급식 논쟁이었다. 당시 민주당 시의회는 전면 무상급식을 강하게 밀어붙였고, 오 시장은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며 맞섰다. 양측 대립은 결국 주민투표로 이어졌고, 투표율 미달이라는 정치적 결과 속에 오 시장은 시장직 사퇴라는 결단을 내렸다. 서울시정 전체가 정치적 충돌 속에 빨려 들어갔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2021년 4·7 재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에 복귀한 이후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당시 서울시의회는 민주당이 110석 중 99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오 시장은 박원순 전 시장 시절 확대된 시민단체 위탁사업과 각종 보조금 사업 구조조정에 나섰지만 시의회의 벽은 높았다.
 
 당시 가장 상징적 갈등 사례는 TBS(교통방송)였다. 서울시 재정 지원과 편파성 논란을 둘러싸고 시와 의회는 장기간 충돌했고, 결국 국민의힘이 2022년 지방선거에서 시의회 다수당을 차지한 이후에야 지원 중단 방향으로 정리됐다. 오 시장이 당시 "계란으로 바위를 치는 심정"이라고 토로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민주당 81석 확보는 서울시정에 적지 않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충돌 지점은 다시 TBS 문제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주당 시의회가 공영방송 기능 회복 등을 명분으로 교통방송 재정 지원 문제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을 제기한다. TBS는 오세훈 시정과 민주당 진영 간 정치적 상징성이 가장 강한 사안 가운데 하나다.
 
 예산 전쟁도 불가피해 보인다.

 오 시장이 역점 추진 중인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 한강버스, 서울런, 안심소득, 약자동행 정책 등은 시의회 심사 과정에서 예산 삭감 또는 조정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이 '민생 우선'을 내세우며 사업 재조정을 요구할 경우 시정 핵심 사업 추진 속도는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다만 서울시 안팎에서는 2010년이나 2021년과는 다른 변수도 존재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우선 오 시장의 정치적 위상이 달라졌다. 5선 시장이라는 상징성에 더해 차기 대권주자로까지 거론되는 정치적 무게감이 과거보다 커졌다. 행정 경험 역시 누구보다 풍부하다. 과거처럼 정면충돌 일변도보다는 정책별 협상과 절충을 병행하는 현실적 접근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역시 부담이 있다. 서울시정의 발목을 잡는다는 인식이 확산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 시민들은 이념적 정쟁보다 교통·주거·민생 문제 해결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무조건적 반대나 정치적 충돌은 결국 시민 피로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 서울 정치의 역사는 늘 '협치 실패의 비용'을 보여줬다. 시와 시의회가 충돌할 때마다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갔다. 사업 지연과 예산 갈등, 행정 공백은 결국 생활 불편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 시의회가 견제 역할을 넘어 정치적 주도권 확보에만 집중할 경우 서울시정은 다시 극한 대립으로 갈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오 시장 역시 독주보다 협치와 설득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4년 서울시정의 성패는 숫자가 아니라 정치력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민주당 81석이 '견제와 균형'의 의회로 남을지, 아니면 시정 발목잡기 논란 속 갈등의 축이 될지는 이제부터 시작될 서울시와 시의회의 관계 속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