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500조원을 넘어선 국내 ETF 시장은 배재규라는 한 금융인의 도전정신 위에서 성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금융기업가정신은 단순히 상품을 만든 것이 아니라 일반 투자자도 기관투자자 수준의 분산투자를 할 수 있도록 만든 ‘투자의 민주화’에 있다. 한국 자산운용산업의 역사는 ETF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그리고 그 중심에 배재규가 있다.
한국 ETF 시장을 만든 기업가
기업가정신의 핵심은 남들이 보지 못한 미래를 먼저 보는 능력이다.
배재규 사장은 20여 년 전 이미 그 미래를 보았다. 당시 한국 자산운용 시장은 액티브펀드 중심이었다. 펀드매니저의 종목 선정 능력이 수익률을 결정한다고 믿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그는 미국에서 존 보글의 인덱스 투자 철학을 접한 뒤 전혀 다른 결론에 도달했다.
"장기적으로는 저비용 인덱스 투자가 액티브 펀드를 이긴다."
당시만 해도 국내 금융시장에서는 매우 낯선 주장이다. 그러나 그는 확신을 가졌다. 그리고 그 확신을 행동으로 옮겼다. 금융당국과 거래소를 찾아다니며 ETF 도입 필요성을 설득했고 관련 제도 마련에도 직접 참여했다. 결국 2002년 국내 최초 ETF인 KODEX200이 탄생했다.
오늘날 ETF는 국민 재테크의 핵심 수단이 됐다.
개인투자자는 클릭 한 번으로 미국 나스닥, S&P500, 반도체, AI, 배당주, 금, 채권 등에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당시에는 누구도 ETF가 이렇게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배재규의 기업가정신은 여기서 드러난다.
기업가는 현재 시장이 아니라 미래 시장을 본다. 투자자는 보이는 기회를 찾지만 기업가는 보이지 않는 기회를 만든다.
ETF는 배재규가 만든 금융상품이 아니라 한국 자본시장의 새로운 인프라였다.
그는 단순한 운용인이 아니라 시장 설계자였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그를 "ETF의 아버지", "ETF의 전도사"라고 부른다.
상품이 아니라 투자 문화를 만든 사람
배재규의 금융기업가정신은 상품 개발을 넘어 투자 철학의 혁신에 있다.
그는 오랫동안 "투자는 예측이 아니라 분산"이라고 강조해 왔다.
대부분 투자자는 어떤 종목이 오를지 맞히려 한다. 그러나 배재규는 특정 기업보다 산업 전체에 투자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합리적이라고 보았다.
ETF가 바로 그런 철학의 결과물이다.
그는 삼성자산운용 시절 국내 최초 해외 ETF, 국내 최초 금 ETF, 아시아 최초 레버리지 ETF, 인버스 ETF 등을 잇달아 출시했다.
당시만 해도 금융회사들은 새로운 상품을 내놓는 것을 위험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배재규는 위험을 두려워하기보다 변화를 먼저 받아들였다.
그 결과 KODEX는 국내 대표 ETF 브랜드가 됐고 삼성자산운용은 ETF 시장 점유율 50%를 넘는 절대 강자가 됐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단순한 상품 개발자가 아니라 교육자 역할도 수행했다는 점이다.
직접 강연하고, 인터뷰하고,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했다.
왜 ETF가 필요한지, 왜 장기투자가 중요한지, 왜 분산투자가 필수인지 끊임없이 설명했다.
그는 금융산업의 본질을 상품 판매가 아니라 투자자 교육이라고 생각했다.
이는 일반 금융인과 금융기업가를 구분하는 중요한 차이다.
금융기업가는 상품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투자 문화를 만드는 사람이다.
배재규는 ETF를 통해 한국인의 투자 습관 자체를 바꿔놓았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변신을 이끌다
2022년 배재규는 삼성자산운용을 떠나 한국투자신탁운용 대표로 취임했다.
당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 시장에서 후발주자였다.
ETF 순자산 규모도 상위권과 큰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배재규는 취임 직후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
"액티브펀드의 강점을 유지하면서 ETF, TDF, OCIO를 미래 성장축으로 키운다."
그는 먼저 ETF 브랜드를 KINDEX에서 ACE로 전면 교체했다.
브랜드는 단순한 이름이 아니다.
기업 전략의 선언이다.
ACE는 ETF 시장의 에이스가 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는 조직도 바꿨다.
디지털 ETF 마케팅 조직을 신설했고, 상품 전략 기능을 강화했다. 상품개발과 마케팅을 자산운용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본 것이다.
성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ETF 시장 점유율을 크게 확대하며 업계 3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ETF 순자산은 16조원을 넘어섰고 ACE 미국S&P500, ACE 미국나스닥100,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등 대표 상품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반도체 ETF 전략은 그의 미래 산업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다.
그는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가 반도체와 전력이라고 강조한다.
실제로 ACE 글로벌반도체TOP4 Plus ETF는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대표 상품으로 성장했다.
AI 시대, 연금과 자산배분의 미래를 준비하다
배재규의 최근 관심사는 ETF를 넘어 연금과 AI다.
그는 투자의 미래가 단순 종목 선택이 아니라 자산배분에 있다고 본다.
AI가 정보 비대칭을 줄이는 시대에는 어떤 종목을 사느냐보다 어떻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느냐가 중요해진다는 것이다.
이 철학은 TDF와 OCIO 사업 확대에서도 나타난다.
그는 취임 이후 TDF와 OCIO를 핵심 성장축으로 육성해 왔다. 특히 퇴직연금 시장 확대에 맞춰 장기 자산관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기반 퇴직연금 자산관리 서비스인 '킴로보(KimRobo)'도 출시했다.
AI 알고리즘을 활용해 투자자의 성향과 목표에 맞춰 자산배분을 제안하는 서비스다.
이는 단순한 디지털 서비스가 아니다.
자산운용업의 미래 방향을 보여준다.
과거 금융회사가 펀드를 판매했다면 앞으로는 AI가 개인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는 시대가 온다.
배재규는 이미 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투자란 "미래의 소비를 위해 현재의 소비를 유보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이 철학은 금융기업가정신의 본질과 맞닿아 있다.
금융은 단순히 돈을 모으는 산업이 아니라 사람들의 미래를 설계하는 산업이다.
배재규는 ETF 시장을 만들었고 이제는 AI 기반 자산관리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그의 금융기업가정신은 결국 한 문장으로 요약된다.
"투자자가 더 쉽고, 더 싸고, 더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
그것이 배재규가 20년 넘게 추구해 온 금융 혁신의 본질이다.
: SWOT 분석 :
Strengths(강점)
국내 ETF 시장을 창조한 상징적 인물이라는 점이 가장 큰 강점이다. 국내 최초 ETF, 아시아 최초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도입하며 시장을 개척했다. 상품개발과 마케팅, 자산배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동시에 갖춘 보기 드문 CEO다.
Weaknesses(약점)
ETF 분야의 상징성이 지나치게 강해 액티브 운용이나 대체투자 분야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약하게 평가받는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이 아직 삼성·미래에셋 대비 열세라는 점도 과제다.
Opportunities(기회)
국내 ETF 시장이 500조원을 넘어서 더 성장할 것이다. 퇴직연금, TDF, OCIO, AI 기반 자산관리 시장 확대는 배재규가 가장 강점을 가진 분야다.
Threats(위협)
ETF 수수료 경쟁 심화, 삼성·미래에셋·KB와의 시장점유율 경쟁, AI 투자 플랫폼 등장에 따른 전통 운용사의 역할 축소 가능성은 주요 위험 요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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