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성장펀드는 대박인데…혁신기업 투자 길 열었지만 BDC는 '대기 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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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제도가 본격 시행됐지만 시장은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일반 투자자에게 비상장 벤처·혁신기업 투자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수년간 준비한 제도지만 세제 혜택이 마련되지 않으면서 출범 두 달이 넘도록 출시 상품은 1건에 그쳤다. 업계는 올해 하반기 세제 개편 방향이 결정돼야 BDC 시장도 본격적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른 BDC 제도는 지난 3월 17일부터 시행됐으나 제도 시행 이후 상품은 지난 4월 22일 신한자산운용이 출시한 '신한혁신기업성장투자신탁 제1호'뿐이다. 이 상품은 일반 투자자 대상이 아닌 보험사 등 기관 및 전문 투자자를 중심으로 설정됐다.

BDC는 일반 투자자들이 공모펀드 형태로 비상장 벤처기업과 혁신기업에 투자할 수 있도록 만든 투자기구다. 문제는 BDC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혔던 세제 지원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당초 업계는 BDC 도입 과정에서 벤처투자조합이나 신기술사업투자조합 수준의 세제 혜택이 함께 도입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관련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고 현재는 일반 공모펀드와 동일한 과세 체계가 적용되고 있다.

이 때문에 운용사들도 상품 출시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상품 출시를 검토하고 있지만 결국 세제 개편의 속도와 범위가 중요하다"며 "정부와 금융투자협회가 세제 지원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어 관련 논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BDC가 세제 지원 없이 활성화되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비상장 기업 투자는 장기 투자 성격이 강하고 투자 위험도 상대적으로 높은 만큼 세제 인센티브가 있어야 일반 투자자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상장 벤처기업에 투자하는 상품 가운데 세제 혜택이 전혀 없는 사례는 거의 없다"며 "벤처투자조합 수준은 아니더라도 일정 수준의 세제 지원이 있어야 투자 유인이 생긴다"고 말했다.

최근 시장의 관심이 국민성장펀드로 집중된 것도 BDC 입장에서는 부담이다. 국민성장펀드는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형 펀드로 소득공제와 분리과세 등 세제 혜택이 논의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비슷하게 혁신기업 성장에 투자하면서도 세제 혜택이 제공되는 상품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국민성장펀드가 시장의 관심을 끌면서 상대적으로 BDC가 주목받지 못하는 측면은 있다"면서도 "국민성장펀드가 한시적인 반면 BDC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처럼 상시적으로 운영되는 제도적 틀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별도의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세제 지원 필요성에는 공감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 하반기 세법 개정 방향이 BDC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세제 개편이 이뤄질 경우 후속 펀드 설정과 자금 모집이 본격화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어렵게 도입한 제도가 출범 초기부터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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