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당일 서울 일부 지역 투표소에서 사상 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하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대국민 사과에 나선 가운데 국민의힘은 개표 중지와 선거 연기를 요구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허철훈 중앙선관위 사무총장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공정한 선거 관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과드린다"며 "개표 종료 즉시 원인과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선관위 발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20분 기준 서울 시내 총 14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투표가 중단·지연되는 일이 발생했다. 동 기준으로는 송파구 가락2동, 잠실2동, 잠실4동, 잠실7동, 문정2동, 강남구 청담동, 광진구 구의3동이다.
국민의힘은 강하게 비판하며 개표 중지와 재선거를 요구했다. 장동혁 대표는 여의도 중앙당사에 마련된 개표 상황실에서 현안 관련 브리핑을 열고 "이번 서울시 선거는 오염된 선거다. 오염된 선거는 무효"라며 "지금이라도 진상 파악이 이뤄질 때까지 즉시 개표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선관위를 향해 법적 대응을 예고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오후 9시에 예정된 선관위 입장 발표를 기다렸지만 납득할 만한 어떤 설명도 없었다"며 "이번 사태에 선관위는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과 입장을 발표하고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관위가 개표를 강행하면 법원에 개표 중지 가처분 신청을 낼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지금 가처분 신청을 한다고 했을 때 선관위가 개표를 중단하지 않고 진행해버린다면 신청의 이익이 없을 수도 있다"며 "따라서 가처분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선관위가 먼저 스스로 개표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선거 연기를 주장했다. 송 원내대표는 기자 간담회를 열고 "공직선거법 제196조에 의거해 선거를 연기할 것을 정식으로 요구한다"며 "서울 선거는 이대로 진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말했다.
또 "투표용지를 다른 곳에서 급하게 이송하는 과정에서 정상적인 투표지 관리가 이뤄졌는지 의구심이 크다"며 "오후 6시 이후 투표가 이어지면서 출구조사 결과가 투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와 함께 재선거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해 독일 베를린 지방선거에서 독일 헌법재판소가 선거 당국의 총체적 부실 운영이 투표권 행사를 방해하고 선거 결과를 왜곡했다는 사유로 선거 전면 무효를 선언하고 재투표를 명령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지도부 역시 적극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동욱 공명선거 안심투표위원장은 경기 과천시에 있는 중앙선관위를 항의 방문해 "당에서 매우 심각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앞선 대통령의 투표용지 공개 논란과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배현진 서울시당 위원장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순한 실수 차원이 아니라 선거 관리의 기본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졌음을 방증하는 일이자 민주주의 근간을 해치는 일"이라고 공세를 이어갔다.
한편 이날 송파구를 비롯한 서울 시내 일부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해 유권자들이 대기하거나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선관위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상능 선관위 선거1국장은 송파구 투표용지 부족과 관련해 "송파구는 전체 유권자 수의 50%에 해당하는 투표용지를 인쇄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상황에 따라 특정 투표구의 투표율이 높거나 사전 투표율이 아주 낮아 (용지 부족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송파구에는 투표소가 총 146개 있다 보니 일부 투표구는 유권자 수가 예상보다 많다 보니까 투표용지 부족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에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선 이날 오후 10시까지 투표가 연장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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