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서울 30평대가 6억"…거래량 1위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올해만 150건 훌쩍

  • 대출 규제 비켜간 '가성비 단지'·초품아·역세권…3040 생애 첫 집 성지로

SK북한산시티 단지 입구 사진이은별 기자
SK북한산시티 단지 입구 [사진=이은별 기자]
서울에서 가장 많이 거래된 아파트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에는 최근 3040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에서 보기 드문 6억~8억 원대 가격과 초등학교를 품은 입지, 역세권 장점이 맞물리면서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들의 선택지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 우이신설선 솔샘역 2번 출구를 나와 5분가량 걷자 SK북한산시티가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산 자락을 따라 조성된 이 단지는 총 54개 동, 5000가구가 넘는 규모의 초대형 아파트 단지다. 단지 내부 도로는 왕복 4차선 수준으로 넓게 조성돼 있어 하나의 작은 신도시처럼 보였다.
SK북한산시티 아파트 전경 사진이은별 기자
SK북한산시티 아파트 전경 [사진=이은별 기자]
단지 입구부터 경사가 만만치 않았다. 안쪽 동으로 향할수록 오르막은 더욱 가팔라졌지만, 가장 안쪽 동에서도 솔샘역까지는 도보 7분 안팎에 이동할 수 있었다. 평일 오후 찾은 단지 곳곳에서는 하교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단지 내 상가와 놀이터 주변에는 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생활형 대단지 특유의 활기가 느껴졌다.

2004년 입주한 SK북한산시티는 준공 후 20년이 넘었지만 최근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단지 중 하나로 꼽힌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서울에서 매매 거래가 가장 많은 아파트는 SK북한산시티로 154건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기준으로도 1월 23건, 2월 32건, 3월 32건, 4월 31건 등 꾸준한 거래가 이어졌다.
SK북한산시티 단지 소개 표지판 사진이은별 기자
SK북한산시티 단지 소개 표지판 [사진=이은별 기자]
가격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거래된 전용 59.98㎡는 5억9000만원에서 7억2000만원까지 거래됐고, 전용 84㎡는 6억원대 초반에서 최근 8억원 수준까지 올라섰다. 전용 114.85㎡ 역시 최고 8억4700만원에 거래됐다.

시장에서는 SK북한산시티가 지난해 시행된 대출 규제의 영향권에서 상대적으로 비켜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용 84㎡ 기준 6억~8억원대에 형성된 가격 덕분에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들이 정책대출을 활용해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북한산시티 단지 내 4차선 도로 사진이은별 기자
SK북한산시티 단지 내 4차선 도로 [사진=이은별 기자]
현지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문의가 가장 많은 연령층은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 출생자들"이라며 "생애 첫 집으로 매수한 뒤 5~8년 정도 거주하면서 자산을 모으고 이후 길음뉴타운이나 왕십리, 인근 신축 단지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실수요자들이 꼽는 강점은 학군과 교통이다. 단지 내에는 삼각산초등학교와 삼각산중학교가 자리하고 있으며 유치원 2곳과 어린이집도 10곳 이상 운영되고 있다. 특히 삼각산중학교는 강북구 내에서 높은 학업 성취도를 기록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선호가 높다는 평가다.
SK북한산시티 안에 있는 하나유치원 [사진=이은별 기자]
SK북한산시티 안에 있는 하나유치원 [사진=이은별 기자]
교통 여건도 비교적 양호하다. 단지와 가까운 우이신설선 솔샘역을 이용할 수 있지만, 열차가 2량으로 운영돼 출퇴근 시간대에는 혼잡도가 높은 편이다. 다만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과 6호선 보문역으로 환승이 가능해 광화문까지는 약 30분, 강남역까지는 50분 안팎이면 이동할 수 있다. 복도식이 아닌 계단식 구조와 비교적 넉넉한 주차 공간도 실거주자들이 선호하는 요소로 꼽힌다.

전·월세 시장도 달아오르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전용 84㎡가 보증금 1억원·월세 145만원 수준에 거래됐지만 이달에는 같은 면적이 보증금 1억원·월세 200만원, 또는 보증금 3억9000만원·월세 60만원 조건으로 계약됐다.

현지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 매물이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며 "매물이 부족해 단지 안쪽의 경사가 높은 동도 예전보다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에는 전용 59㎡가 8억원에 거래될 정도로 가격이 올랐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서울 외곽 지역의 전·월세 공급 부족과 대출 규제가 맞물리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적은 지역으로 수요가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강북 등 외곽 지역은 전·월세 공급 부족 현상이 상대적으로 심한 곳"이라며 "한강변 주요 지역이 투자 수요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면 외곽 지역은 실수요 중심의 수급에 의해 움직이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혼부부나 1인 가구가 정책대출을 활용하기 좋은 가격대인 만큼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서울 주요 지역과의 가격 격차를 줄이는 '키 맞추기'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현장에서는 과열 우려도 나온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올해 초와 비교하면 몇 달 만에 1000만~2000만원씩 오른 매물이 적지 않다"며 "지금은 무리하게 추격 매수하기보다 시장 흐름을 지켜보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산 자락의 가파른 경사와 20년 넘은 연식에도 불구하고 SK북한산시티는 여전히 젊은 실수요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서울에서 대출로 살 수 있는 집'을 찾는 수요가 몰리면서 강북 외곽 아파트 시장의 새로운 바로미터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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