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원주택·시민리츠·할부형 아파트…이름은 새롭지만 설계는 '빈칸'

  • 청년 월세 지원부터 공공임대 확대까지…물량·재원 공개한 후보는 소수, 현실성 격차 뚜렷

지역선거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 주거 공약사진챗지피티
지역선거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 주거 공약 [그래픽=챗지피티·이은별 기자]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천원주택, 시민리츠, 할부형 아파트, 토지임대형 주택 등 다양한 주거모델을 공약으로 내놓고 있다. 청년과 신혼부부, 정비사업 이주수요 등을 겨냥한 정책들이지만 공식 5대 공약집 기준으로는 물량과 재원, 가격 조건, 실행 경로가 모두 구체적으로 제시된 사례는 많지 않았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주요 광역단체장 후보들의 공식 5대 공약집을 분석한 결과, 후보들이 내건 신규 주거모델은 토지임대형·할부형·리츠형·천원주택·사회주택 등으로 나뉘었다. 이번 분석은 공약의 우열이나 정책 효과를 단정하기보다, 공식 공약집에 공급 주체와 재원, 물량, 가격 조건, 실행 방식이 어느 정도 제시됐는지를 살펴본 것이다.

서울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토지임대형 아파트와 할부형 아파트, 리츠를 활용한 이주자용 주택, 비아파트 금융지원을 제시했다. 오 후보는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을 목표로 신속통합기획 2.0을 추진하고, 토지임대형 아파트 6000호와 할부형 아파트 500호 공급 계획을 내놨다. 리츠 활용 이주자용 주택 10만호와 비아파트 건설 금융지원도 담았다.

공식 공약집 기준으로는 물량과 사업 방식이 비교적 상세히 제시된 편이다. 다만 착공 목표인 만큼 실제 입주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고, 토지임대형 주택은 토지 확보 방식과 수요자 선호가 변수로 남아 있다. 할부형 아파트도 분할상환 구조와 소유권 이전 시점 등은 후속 계획에서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

인천시장 선거에서는 유정복 국민의힘 후보의 ‘천원주택’ 공약이 눈에 띈다. 현재 연 1000호 규모로 운영 중인 정책을 2000호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시행 중인 정책의 확대라는 점에서 추진 기반이 있다는 평가가 가능하지만, 공식 공약집만으로는 부지 확보 방안과 대상, 입지, 선정 기준 등이 충분히 확인되지는 않는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장 후보는 청년·시니어 맞춤형 주택 공급과 시민리츠, 인천형 사회주택, 청년 월세 지원 등을 공약했다. 다만 시민리츠의 운영 구조와 공급 물량, 수익 배분 방식 등은 공식 공약집 단계에서는 구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인천형 사회주택 역시 공급 지역과 방식, 물량은 후속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부산에서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북항과 가덕신공항 배후부지를 활용한 공공SPC 토지임대부 공급을 제시했다. 다만 북항 재개발과 신공항 배후부지 조성 등 다른 개발사업과 맞물려 있어, 주거 공급만 따로 떼어 실행 시기와 물량을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세종에서는 조상호 후보가 청년기본주택 1000호 공급을, 최민호 후보가 공무원 전용 임대주택 3000가구 공급을 각각 내세웠다. 다만 공식 공약집 기준으로는 공급 방식과 가격 조건, 재원 구조, 부지 확보 계획 등은 추가 설명이 필요한 단계다.

전문가들은 새 주거모델이라는 이름보다 공급 규모와 재원, 실행 경로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서울과 수도권의 공급난은 수요가 몰리는 도심 신축 부족과 맞물려 있어 특정 계층 대상 소규모 모델만으로는 시장 전반의 불안을 낮추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의 공급 확대 공약은 사업성이나 규제 완화 방향까지 함께 제시돼야 한다”며 “얼마나 세밀하게 실행 계획을 설명하느냐에 따라 공약 신뢰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최근 주거 복지가 선택적 복지에서 보편적 복지로 확대되는 방향의 정책이 많다”면서도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재원 조달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정비사업은 공급 확대 효과가 있지만 집값 상승을 자극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를 보완할 정책이 함께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지방선거 공약 가운데 시장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건 정비사업 정책”이라며 “정비사업은 서울시의 인허가 권한과 연결돼 있어 체감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후보들의 실제 추진 의지와 진정성이 있는지를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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