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구조물 붕괴 사고 여파가 이틀째 이어지며 KTX와 일반열차 등 운행이 131회 중지되거나 단축되는 교통 대란이 발생했다. 국가 철도망 중심축인 서울역 일대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여객 수송은 물론 출근길 시민들 발이 묶이는 등 연쇄적 교통 지연이 빚어지고 있다.
27일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열차 운행 조정 현황’에 따르면 이날 계획된 전체 열차 운행 횟수 683회 중 80.8%인 552회만 정상 운행했다. KTX와 일반열차를 포함해 총 131회 운행이 전면 중지되거나 단축된 결과다.
전날 오후 철거 중이던 서소문 고가 상부 구조물(거더)이 무너지며 서울역~신촌역 구간 전차선을 덮쳐 3명이 사망하고 3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추락한 고가차도 잔해가 서울역과 신촌역 구간 핵심 전차선을 그대로 덮치면서 대규모 단전도 동반됐다.
가장 타격이 큰 곳은 고속열차 노선이다. KTX와 KTX-이음은 평시 331회 운행에서 86회 취소되며 운행률이 74%까지 떨어졌다. 고양 행신차량기지에서 서울역으로 진입하는 길목이 막히면서 행신~서울, 서울~청량리 구간 운행이 전면 중지됐다. 운행을 재개한 일부 KTX 열차마저 평소 무정차 통과하던 역들에 임시 정차하면서 호남·경부선 전반에서 연쇄 지연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 지점은 서울역·용산역을 오가는 고속열차와 일반열차가 행신차량기지와 수색차량사업소로 드나드는 핵심 회송 통로다. 이 길목이 막히면서 기지 입출고와 차량 회전이 지연됐고 열차 운행 차질이 KTX와 일반열차 전반으로 번졌다.
ITX-새마을과 ITX-마음,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 운행도 총 45회 중지됐다. 코레일은 서울역의 극심한 혼잡도를 분산하기 위해 경부·호남·전라선 ITX 열차의 기·종점을 서울역이 아닌 수원역으로 제한했다. 무궁화호 역시 서울 진입이 전면 차단돼 대전역과 서대전역까지만 단축 운행 중인 상황이다. 수도권 전철 경의선 역시 문산~수색 구간만 셔틀 형태로 운행되며 서울 도심 진입은 불가능한 상태다.
반면 국내 철도 화물 수송의 중심 축인 의왕 ICD 등 주요 물류 노선은 이번 사고 구간을 지나지 않아 산업계 물류 대란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았다. 코레일 관계자는 “서소문 구간은 화물열차가 특별히 다니는 노선이 아니며 이로 인한 물류 민원은 접수된 바 없다”면서도 “다만 서울역을 기점으로 한 여객 열차 입출고가 막혀 병목현상이 심화된 상태”라고 전했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사고 직후 긴급 합동대책반을 구성하고 이르면 29일까지 철도 복구를 완료하겠다는 방침이다. 다만 단전된 전차선을 복구하기 전에 서울시가 먼저 대형 구조물 잔해를 철거해야 해 정상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철도 선로 위 노후 인프라 철거 공사에 대한 사전 안전 협의와 위험 대응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학과 교수는 “선로 위 공사는 지방자치단체와 관리주체, 중앙정부가 사전에 긴밀하게 조율하고 철저하게 대처 방안을 연구하는 시스템을 정착시키는 게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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