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나가는 K-조선 흔드는 노조 리스크...원청교섭·성과급 요구 확산

  • 조선업계, 노사 갈등 확산에 성장세 주춤 우려

  • HD현중 노조는 '영업익 30%' 성과급 요구까지

  • "성과 공유 논의, 중장기 성장 기반 고려해 이뤄져야"

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전경 사진HJ중공업
HJ중공업 부산 영도조선소 전경 [사진=HJ중공업]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국내 조선업계가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노사 갈등이 격화되면서 산업 동력이 꺾일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청노동자 원청교섭 요구에 삼성전자 노동조합발 '영업이익 N% 성과급' 주장이 조선업계까지 번져오면서 문제가 첩첩산중이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내 조선 3사인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은 올해 들어 총 199억6000만달러, 약 30조원 규모의 수주를 따냈다. HJ중공업 등 중견 조선사까지 포함하면 국내 조선사 전체 수주액은 200억 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러한 호황이 노조의 성과 배분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연간 영업이익의 최소 30%를 조합원에게 지급하는 성과배분 제도 도입을 요구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적용하면 성과급으로만 1조원 안팎이 책정될 수 있다. 노조는 기본급 14만9600원 인상, 상여금 100% 인상 등도 함께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현장 노동자에 대한 보상 필요성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영업이익의 30%를 고정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무리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업은 수주부터 인도, 매출 인식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장기 사이클 산업이기 때문이다.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하청 노동자 원청 교섭 문제까지 겹치며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노란봉투법이 지난 3월 10일부터 시행된 이후부터 원청이 하청 노동자 교섭 요구에 어디까지 응해야 하는지를 둘러싼 갈등이 현장에서 본격화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에서는 금속노조가 하청·이주 노동자 노조 가입 집중 캠페인에 돌입했다. 노조는 원청이 하청·이주 노동자 처우 개선에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규직 노조의 성과급 요구와 하청·이주 노동자의 원청 교섭 압박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올해 임단협은 단순한 임금 협상을 넘어 원·하청 노사관계 전반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한화오션도 최근 경남지방노동위원회가 한화오션의 급식 위탁업체 노조에 대한 교섭을 인정하면서 성과급 지급 대상의 범위를 둘러싼 논란도 커지고 있다. 전날 금속노조 경남지부가 한화오션에 원청 교섭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하고, 교섭을 거부하면 공동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화오션 측은 "경남지노위 결정이유에 대한 법리적 쟁점 및 결정으로 인한 파급효과와 외부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재심 여부 등을 신중히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노조 역시 조선업종노조연대에 참여하고 있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 주요 조선사 노조가 참여하는 공동 전선이다. 개별 사업장별 임단협을 넘어 조선업 전반의 성과 배분, 고용 안정, 하청노동자 처우 개선 요구가 함께 제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업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 여력도 중요한 만큼 노조의 성과 공유 논의는 일시적 실적보다는 산업 특성과 중장기 성장 기반을 함께 고려해 신중하게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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