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국채금리] 재정 인플레 우려가 자극했나…10년물, 44개월 만에 '최고'

  • 중동발 물가 불안까지 맞물려

  • 한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와 중동발 물가 불안이 맞물리면서 국채 금리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성장 방어를 위한 재정 확대 필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재정 인플레이션’ 우려까지 반영하며 장기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경기 회복 기대를 넘어 재정·물가 구조 변화가 금리 레벨 자체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진단이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3.654%, 10년물 금리는 연 4.085%를 기록했다. 현행 기준금리(연 2.50%)와 비교하면 각각 115.4bp(1bp=0.01%포인트), 158.5bp 높은 수준이다. 10년물 금리는 2022년 9월 30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약 3년 7개월 만에 고점이다.

최근 국채 금리 상승은 단순한 경기 회복 흐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예상치를 웃도는 등 경기 흐름이 견조한 데다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국제 유가 상승이 공급 측 물가 압력을 키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물가 상방 요인이 누적되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으로 선회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확장 재정 기조가 장기 금리 상승 압력을 더하고 있다. 정부는 중동 전쟁에 따른 경기 하방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 운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세수가 늘더라도 국채 발행이 기대만큼 줄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재정 지출 확대→국채 공급 증가→금리 상승이라는 경로가 선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정 인플레이션 우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정부가 대규모 국채 발행을 통해 재정을 확대하면 시중 유동성이 늘고, 이는 중장기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 특히 최근 중동발 공급 충격에 따른 물가 불안과 맞물리며 시장에 경계심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상승을 단순한 ‘오버슈팅’으로 보기 어렵다는 진단이 나온다. 김명실 iM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호조, 인공지능(AI) 중심 설비투자 확대, 정부의 확장 재정, 주식시장 상승, 세수 회복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경제의 명목 성장 체계 자체가 상향될 가능성을 시장이 반영하기 시작했다”며 “채권시장에서는 실질 성장률보다 명목 GDP 성장률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명목 성장률이 상승하면 세수·기업이익·임금·물가·금리의 균형 수준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향후 금리 흐름은 세수 여건과 내년도 예산안 규모가 좌우할 전망이다. 세수 개선으로 국채 발행 부담이 줄어들면 금리 상승 압력도 완화될 수 있다. 다만 내년도 예산이 800조원에 근접하는 수준으로 편성되면 장기 금리는 쉽게 하락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대에서 장기간 머물 가능성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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