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중동과 호르무즈 해협에 쏠렸던 전 세계의 시선이 앞으로 며칠 동안은 중국 베이징으로 향할 전망이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방문 때문이다. 13~15일 진행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미중 관계의 향후 방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방중에서 '무역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하고 중국의 '시장 개방'을 최우선적으로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그동안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됐던 이란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며 상대적으로 선을 그었다. 이는 현재 미국이 외교·안보 현안보다 경제와 통상 문제를 훨씬 우선순위에 두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번 방중 일정에는 애플과 테슬라 등 주요 미국 기업 대표들이 대거 동행한다. 심지어 반도체 패권 경쟁의 상징적 인물인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까지 합류하게 됐다는 점은 이번 방중의 핵심이 철저히 '경제'에 맞춰져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대결 구도를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미국의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 시장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현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셈이다.
특히 올해 미국 중간선거가 채 6개월도 남지 않았다는 점은 중요한 변수다. 이미 물가 상승에 민감한 미국 유권자들에게 중국과의 무역 충돌 재개는 악재가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재차 중국과 충돌 모드로 가는 것은 부담이 크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바로 이 지점이다. 한국은 그동안 미중 갈등 속에서 '선택의 압박'을 반복적으로 받아왔다. 하지만 두 나라의 관계가 극단적 충돌이 아니라 일정 수준의 관리와 협력 국면으로 이동한다면, 한국 경제에도 새로운 기회가 열릴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반도체와 배터리, 인공지능(AI), 바이오, 친환경 산업 등은 미중 양국 모두와 연결돼 있는 분야다. 미국 기업들의 대중 투자 확대와 공급망 재조정 과정에서 한국 기업이 중간 허브 역할을 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중국 역시 경기 둔화 속에서 첨단 제조업과 소비 회복이 절실한 상황인 만큼 한국 기업과의 협력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미·중 간 긴장 완화 국면에서 우리가 실질적으로 수혜를 볼 수 있는 지점을 찾아야 한다.
실제 우리는 미·중 양국 모두와 경제 협력이 가능한 국가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앞두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가 서울에서 만난 것도 이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그리고 우리는 미·중 통상 확대 국면에서 이같은 강점을 철저히 활용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미국조차 결국 경제 앞에서는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끊을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보여준다. 그렇다면 우리 역시 양국 간 통상 확대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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